'트래드밀'에 해당되는 글 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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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8.07.07 Untouchable D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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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8.06.30 Untouchable D10
  5. 2018.06.27 Untouchable D9
  6. 2018.06.24 Untouchable D8
  7. 2018.06.20 Untouchable D7
  8. 2018.06.17 Untouchable D6 - 사랑의 파괴
  9. 2018.06.16 Untouchable D5 - 사랑의 파괴
  10. 2018.06.14 Untouchable D4 - 사랑의 파괴

Untouchable D13

Untouchable 2018. 7. 11. 15:19 |

그 와이어는 나를 이끌어 눈앞의 물레방아로 이끌었다. 그 어둠속에서도 물레방아와 맞닿는 지점의 바닥의 색깔이 조금 더 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시금 사이렌이 울렸다. 나는 영문을 알지 못한채 가만히 서서 눈 앞의 광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고통이 느껴졌다. 이젠 나에게 오는 고통따위는 익숙했지만 마치 정전기와 같은 따가움. 그것은 아마 발판에서 오는 듯 했다. 나는 깜짝 놀라 그 발판을 피하기 위해 물레방아처럼 보이는 곳에 발을 딛었다. 자연스럽게 내 무게에 따라 물레방아는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걸어야 했다. 마치 햄스터가 쳇바퀴를 돌리는 것 처럼. 차라리 강한 충격이어서 죽을 수 있었다면 그를 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저 정전기 가량의 세기의 전류였기에. 나는 그 물레방아를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허덕임이 들려왔다. 어제 밤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와 굶주림에 나도 체력이 떨어져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너무 지친 나머지 그 검은 발판에 발을 딛는다.

'이익!'

그 발판에는 간헐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듯 했다. 마치 그 물레방아를 계속 돌리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때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가 들려왔다. 어떠한 종교에 대한 이야기 같았다. 이 지옥같은 곳에서 종교를 권하는 것처럼 아이러니는 없을 것이다. 내용은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 처럼,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이 곳에 있으며 죄를 씻기 위해 제 1계층을 섬기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귀를 막을 수도, 여기서 벗어날 수도 없었기에 그저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끊임 없이 반복되었다. 체력이 고갈되어 정신력이 낮아짐과 동시에 그들은 이 사람들의 머리에 저 개념을 넣으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한 방송 속에서, 눈 앞에는 시커먼 벽과 거울 뿐. 고통을 피하기 위해 걷기 시작한지도 40분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숨은 턱까지 차올랐다. 어떻게든 잠시 쉬어보려고 그 발판에 발을 딛어보지만 전류는 끊이지 않고 흐르는 듯 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헐떡임, 탄식, 짧은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모두 나와 같은 처지의 불쌍한 사람들일 것이다. 목이 말라오기 시작했다. 굶기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몸을 움직인다면 죽기 위한 상태보다 배고픔으로 인한 고통이 더 빨리 찾아올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배출욕구가 일어났다. 일어나서 항상 해오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앞도 뒤도 막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욕구와 불만의 덩어리가 바로 나였다.

약 한시간이 지났을까 사이렌이 울렸고, 나는 그것을 신호라 생각해 바닥에 발을 딛었다. 휴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잠시 후 와이어가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변기가 있는 곳 까지 나를 당기더니 다시 바닥까지 움직여 내 몸을 낮추었다. 마치 배변을 허용해주는 것 처럼. 하지만 나는 어떻게 배변해야할지 몰랐다.

'졸졸졸졸'

??

갑자기 앞쪽에서 소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나는 소변을 멈추는 근육을 움츠리려 해 보았지만 그곳을 이미 넘어선 막대에 의해 내 조임은 무의미했다. 그렇게 나의 의지와 관계 없이 소변이 모두 빼내졌다. 그렇게 수치스러움과 당혹감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뒤에 있던 플러그의 굵기가 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허걱?'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낸다. 그리고 뒤에서 변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 그 굵기가 커지는 것은 내 항문을 넓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묘한 느낌에 아무리 항문을 조이려 해도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렇게 앞과 뒤가 비워졌다. 다만 양쪽 모두에 느껴지는 이물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샤워기로 앞과 뒤를 씻어낼 것.'

방송에서는 그저 그 한마디를 뱉었다. 뒤에서는 발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우리를 감시하기 위한 누군가일 것임에 틀림없었다. 뒤를 볼 수 없는 나는 그저 샤워기를 틀어 앞과 뒤를 씻어낼 뿐이었다.

약 5분이 지났을 때 벽에 연결된 와이어는 나를 밥그릇 앞으로 이끌었다. 다시금 밥그릇에는 흰 가루가 쏟아져 나왔다. 1시간이 넘는 불필요한 운동에 나는 굶주리고 있었다. 죽기로 결심한 나였지만 잠시 목을 뻗어 간단히 맛을 보기로 했다.

'커헉.. 콜록..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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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2

Untouchable 2018. 7. 7. 00:58 |

'으아아아아~!'

나는 나를 뒤따르던 사람들을 밀쳐내고 내가 들어온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사회에서의 존재가 사라졌지만 이렇게 되고 싶은것은 아니었다. 이곳은 돼지우리 같았다. 그 누구도 어떤 돼지가 어떤 축사에 있는지 기억하지 않듯 누군가에게도 필요한 존재가 아니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전력을 다해 마지막 기회라는 듯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들은 나를 뒤쫓지 않았다.

하지만 50m도 가지 못해 내 도주는 끝이 났다.

넘어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래에 느껴지는 충격 때문이었다. 마치 중요한 부분을 걷어차인 것 같은 느낌. 이번에는 그 충격이 앞쪽과 뒤쪽 모두에서 느껴졌다. 내 스스로 밀어넣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그저 나를 통제하기 위한 도구. 하지만 이렇게 누워 있을 순 없었다. 떨리는 몸과 고통을 참고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걷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고통은 멈추지 않았고, 그들은 나를 쉽게 포획했다. 그들에게는 흡사 가축의 탈출정도 였을 것이다. 나는 결국 그들에게 이끌려 제일 안쪽으로 끌려갔다. 그들은 양손에 수갑을 채웠고 땅에 고정시켰다. 도저히 힘을 줄 수 없는 자세였기에 나는 반항할 수 없었다. 나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흘렀다.  줄이 매우 짧았기에 뒤를 돌아볼 수도 없었고, 눈 앞에는 물레방아, 개밥그릇, 샤워기 뿐이었다. 어디선가에서는 그저 흐느낌과 신음만이 흘러나왔다 아마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일 것이다. 이러한 곳에 계속 있다간 정신이 이상해질거라는 직감이 내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희망은없었다.

그리고... 그녀도 없었다.

어쩌면 나는 이미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지옥에 있는 것이라고,

내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한계를 나타냈다. 그렇게 나는 쓰러졌다.


'일어나세요.'

?

어디선가 들었던 익숙한 소리.

내 눈 앞에는 내가 바라던 그녀가 있다. 그녀는 나를 보고 미소짓고 있었으며, 그녀는 한 걸음 두 걸음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자리 에서 일어났다. 내 몸은 헐벗었지만 그녀가 눈 앞에 있다는 것에 힘을 얻어 나도 다가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를 품에 않는다.

'괜찮아요? 많이 힘들었죠? 이젠 괜찮아요. 저랑 함께 가요.'

나는 고개를 저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 처럼 강한 척을 한다.

그녀는 내 손을 잡아 이끈다. 그리고 빛이 보이는 쪽으로 나아갔다. 그녀가 갑자기 내 양손을 잡더니 머리 위로 올렸다.

'이게 뭐야?'

그녀는 그저 미소지을 뿐이었다. 그녀의 미소 앞에서 나는 아무 걱정도 들지 않았다. 더 이상 물을 필요도 없었다. 나도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그녀는 내 팔을 점점 더 높게 잡아끌었다.

'그만하면 됬어. 아프려 그래.'

하지만 그녀는 팔을 더 높이 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그녀는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제발 그만~! 아퍼'

나는 애원하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떴다.

'웽~!'

시끄러운 싸이렌 소리가 이 돼지우리를 가득 채웠고, 다시 눈 앞에는 어제와 같은 절망적인 장면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일어나 있었는데 나를 손목을감고 있던 수갑이 위로 끌려 억지로 나는 일어났다.

내 뒤로는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났다. 마치 모두 일어났는지 감시하려는 듯. 갑자기 와이어가 앞으로 나를 잡아 이끌었고 나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더니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몸을 낮출 수 밖에 없었고 눈 앞에는 밥그릇이 있었다. 그리고 그 그릇의 옆에 난 구멍에서 새하얀 가루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먹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먹지 않고 죽을까 라는 생각이 스친다. 나는 그렇게 그 가루에 입을 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그 곳에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마저도 마시지 않았다. 얼마니 시간이 지났을까. 세찬 물소리와 함께 밥그릇이 씻겨 내려갔고 가루또한 남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나는 살기를 포기했기에.

어제 저녁부터 제대로 먹지 못한 배는 굶주림에 소라쳤다. 하지만 이런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다시 흘렀고. 그 와이어가 나를 다시 잡아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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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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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1

Untouchable 2018. 7. 4. 12:33 |

이 비정상적인 것들 중 번듯한 건물 하나. 이는 마치 이것이 정상이라는 것처럼 다른것 들과는 이질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방에서 나온 뒤로 내 뒤를 따르는 사람들. 마치 일과를 마치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는 현대의 직장인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나는 그 남자를 따라 그 건물의 입구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여기는 어디에요?'

'......................'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넓은 건물에 개미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위로 올라가는 계단 뿐, 하지만 그는 그 계단을 뒤로 돌아 계단 아래로 내려갔고 나는 그저 따라갈 뿐이었다. 그곳에서 본 풍경은 충격적이었다. 깔끔한 내장과는 달리 그곳에는 고문도구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회초리. 채찍부터 야동에서나 봄직한 삼각목마 십자가 X형틀 등.. 나는 재빨리 시선을 내리깐다. 그리고 제발 저것이 나에게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그들은 그 층을 통과해 계단쪽으로 걸어갔고 그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왔다. 그 다음층도 깔끔했다. 매우 현대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옷만 제대로 입고 있었다면 이곳은 그저 정상적인 건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나는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생각없이 탈출하려했다가는 끔찍한 고통에 땅바닥에 구르고 있을 것이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눈 앞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들 모두가 옷을 벗기 시작했고 벗은 옷을 어떤 통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들 또한 나체가 되었다. 그때 내 눈에 보이는 것. 남녀 할것 없이 몸에는 털이 하나도 없었으며, 나처럼 성기에 철쪼가리르 매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어쩌면 이들도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체의 그들은 나를 이끌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너도 어서 씻어'

'...네...'

갑작스러웠지만 여기서 일어난 일 중 가장 정상적인 일. 따뜻한 물은 없었지만, 내 몸에 남아있는 왁스와 핏물을 씻어냈다. 어제만 해도.... 따뜻한 물로 집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을 테지만, 더 이상 그런 일은 나에게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샤워를 끝마친 그들은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고 계단을 통해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 층은.... 무언가.... 고문실처럼 이상한 곳이었다. 넓은 방에 변기만 있었으며, 변기 위에는 아래로 쳐진 호스가 있었다. '이건..... 뭐죠?'라고 질문하고 싶었지만.. 조용히 뒤를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지금 내가 있는 층이 지하 몇층인지도 햇갈릴 무렵, 조금 특이한 모양의 방에 도착했다. 조명의 밝기가 반으로 줄어든 듯한 이곳, 고시원에 사는 친구에게 놀러갔다가 봄직한 구조. 긴 복도가 있었고, 하지만 완전한 벽이라기보다 파티션에 가까운 높이, 그곳에는 나와 비슷한 모습을 한 나체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잠을 자고 있었고 나는 지나가며 그 방의 구조를 대강 볼 수 있었다. 샤워기. 변기. 물레방아?. 개밥그릇..? 그것이 전부였다. 그들은 차가운 바닥에 누워 곤히 잠든 것처럼 보였다. 뒤를 따르던 여자들은 갑자기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들어갔다. 마치 오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주 당연한 듯이. 그렇게 몇몇의 남자들도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내 앞의 남자와 몇몇의 남자들은 그 뒤에도 계속 걸었고, 다음 층으로 내려갔다. 방금보다 훨씬 어두워졌다. 겨우 눈앞 정도만 보일 밝기였다. 공간이 어두워짐에 따라 뭔가 가라 앉는 분위기.

다음층에서 나는 누군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더 큰 충격을 받는다. 아까와 비슷한 구조의 복도, 하지만 아까보다 훨씬 협소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나가게.....! 끄그그극 아가가.'

어디선가 무언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비명이 들렸다.

'으흑 흑..... 흑흑....'

다른 어느 곳에서는 그저 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나는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디에요?'

드디어 나는 나를 이끄는 사람에게 첫 질문을 하였다.

'앞으로 니가 살 곳.'

'.....................'

'으아아아! 나 갈래! 뭐야 이거!'

나는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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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0

Untouchable 2018. 6. 30. 19:01 |

자비 없이 반복되는 카운트다운.

다른 꼼수를 부릴 틈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이상한 행위를 스스로 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내 스스로 미끌미끌해진 이 막대를 앞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으읏....... 아......아.......흐......'

이런 행위를 하기전 얇게만 보이던 막대는 지금은 소시지보다 굵게 느껴졌다. 아프다. 하지만 이걸 해내지 못했을 때 가해지는 고통이 더더욱 큰 공포였다.

'후우.... 후우........'

나는 쉼호흡을 하며 아주 조금씩 조금씩 밀어넣기 시작하였고 내 것의 길이만큼의 막대가 들어갔다. 하지만 이 이물감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윽고 내 몸은 자기 멋대로 반응하고 만다.

'끄으악.....'

그 반응은 흔히 오줌을 참는 근육을 움직였고 결과적으로 요도를 조이게 되었다. 요도의 조임에 지금까지 넣었던 막대는 침대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아흐윽..... 응극...'

나는 침대위에 웅크려 떨기 시작했다. 자의적인 반응이 아니었기에, 대비할 새도 없이, 찢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어서 집어넣어.'

다행히 그들은 카운터다운을 계속하지는 않을 셈인가보다. 나는 다시 막대에 윤활액을 발라 삽입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내부에 윤활액이 있어서인지 이전보다는 수월하게 들어갔다. 하지만 다시금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 막대를 꼭 붙잡고 그 반응을 견디기로 했다. 그리고 고통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끄응.... 악.....하......'

다시금 찢어지는 듯한 고통. 하지만 다행히 막대는 빠져나오지 않았다. 매우 이상한 생각이지만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심해버린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막대는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원래는 소변이 지나는 통로. 하지만 이상한 막대로 가득차 어쩌지도 못하는.. 묘한 상황. 내 몸속에 아직 이 긴 막대가 들어간다는 것에 스스로도 놀랐다. 그리고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뭔가 꽉 막히는 듯한 느낌. 몸은 여기가 끝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저기.. 끝난것 같아요.'

'지나갔어?'

'네?'

'막힌 곳 지나갔어?'

'..........'

그 말은 아직 들어가야한다는 의미인 듯 했다.

'더 이상 안들어갈거에요.......'

'힘을 줘서 넣어. 거기 지나가야 돼.'

'.............'

'5......4.......'

그들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다시 나는 그 막대를 잡고 힘을 줘 보았다. 하지만 고통만 있을 뿐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역시 아프다.. 이건 생리에 어긋나는 짓이라 내 몸이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문이 열리는 듯 했다. 아주 묘한 느낌. 간지럽기도하고. 아프기도 한. 왠지 거기인 것 같았다. 나는 다시 힘을 주어 막대를 밀어넣었고 막대는 그곳으로 말려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뇨의. 근육은 초긴장 상태이다. 마치 소변이 새어나올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생각과 달리 새어나오는 소변은 없었다.

'다... 들어갔...어요...'

나는 얼굴을 붉히며 내 상태를 보고했다. 한 여자가  주사기를 들고 다가와 막대에 공기를 넣었다. 갑자기 몸속에 작은 풍선이 생긴 듯한 느낌. 그리고 그녀는 막대를 2~3번 당겼다.

'앗..... 아앗......'

간지러움과 아픔. 그리고 뇨의가 동시에 느껴졌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가위로 남은 길이의 막대를 잘라버렸다.

엉덩이에 들어온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빠지지 않으리라는 직감이 느껴졌다. 앞뒤로 꽉막힌.... 마치 변이 가득찬 느낌이 들어 매우 불쾌했다. 그리고 그 성기모양의 철조각을 나에게 채웠다.

그렇게 내 모습은 마치 수술 후의 강아지가 되었다. 이리 저리 깎인 털에. 수술부위에는 스스로 만지지 못하게 하는 듯한 철조각들...

'내려와 그리고 따라와.'

그들 중 흰 옷을 입은 남자가 나를 이끌었다. 가고싶지 않았지만, 선택권은 없었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뒤를 쫓았다. 문을 나서자 그곳은 밖이었다. 나는 몸을 움추려 아직 수치심이 남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알몸인 사람의 당연한 반응.

'여긴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빨리 따라와.'

그의 말대로 이 곳에는 잘 가꾸어진 정원 뿐이었다. 부외자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움은 숨길 수 없었다. 그를 따라 10분을 걸었을까.

나는 한 건물앞에 도착했다.

3층의 아주 현대적인 건물. 기존의 비합리적인 것들과는 다르게 이곳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는 이곳.


나는 잠시나마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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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9

Untouchable 2018. 6. 27. 14:23 |

사람은 선택을 해야한다. 삶에는 수만가지의 선택지가 있으며, 선택은 나의 자유이다. 하지만 어떤 것을 하기 어떤 것 이외에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 포기한 것을 사회에서는 기회비용이라 불렀다.


내 머리속에는 저울이 있다.

왼쪽에는 사회에서의 삶. 그리고 오른쪽에는 보이지 않는 불안. 원래 오른쪽에는 그녀에 대한 사랑이 있었지만 지금 그 축에 그녀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그 축을 선택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사회에서의 삶의 무게를 들어내버렸다. 이제 저울은 평형을 이루고 있다. 아니 오히려 불안쪽으로 기울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이 나에게 저지른 일들은 왼쪽의 무게를 줄여나가는 일이었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나를 왜 여기에 끌고 왔는지에 대한 목적은 알 수 없었지만 나를 여기에 적응시키려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카톡.... 위이잉....카톡......위이잉...'

나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려왔다. 이제 누가 어떤 내용을 보내건 신경쓰이지 않았다. 더이상 나와는 관계없는 사람들이었기에...

'저 방으로 들어가'

그 남자에 말에 나는 천천히 다음의 방으로 들어갔다. 정면에는 철제 침대가 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어쩌면 이 공간에 끌려온 뒤 주변을 둘러본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인상착의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대략 8명의 남녀가 있었으며 여자는 모두 정장을 입고 있었고, 남자는 흰 옷을 입고 었었는데 그것이 옷이라기보단 천을 두른 형태로 그리스신화에 나올 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남자 중 몇명은 나처럼 나체였다. 다만 그들의 성기에는 철로 된 무언가를 착용하고 있었다.

'올라가서 누워.'

누군가 나에게 명령했다. 나는 그 말을 한 것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스멀스멀 침대에 기어올라갔다. 차가운 철의 감촉 때문인지 두려움인지 내 몸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정장을 입은 여자 2명이 다가왔다. 그리고 왁스을 바른뒤 내 몸에 있는 털을 제거해나가기 시작했다. 왁스를 바른 뒤 가장 먼 곳에서 부터 조금씩.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고 곁에 서 있던 벌거벗은 이들이 나의 몸을 붙잡은 다음에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다.

'어흐...으.....아.......하아.....으윽..'

이전의 고통과는 다른 고통에 나는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다음 차례는 그리고 내 성기를 가리고 있던 것들.

'잠.... 잠시만요... 넘.. 아파아..'

그 감정없는 여자들은 그곳에도 왁스를 발랐다.

'제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마치 내가 듣지 못하는 카운트 다운이라도 있는 듯 그녀들의 손은 쉬지 않고 움직였고, 왁스가 발린 테이프를 붙잡았다.

'끄으으으아아아악~'

내 외마디 비명이 끝나고 나서야 그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렇게... 내 몸은 깨끗해졌다. 이렇게 표현하기에는 너무 서글펐다. 차라리 도축되기 전의 닭의 모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올바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들은 나에게 길쭉하고 유연한 막대 하나. 하나는 성기를 본따 만든 빈 관을 건낸다.

'이건... 뭐에요?'

'요도에 넣어.'

그녀는 나에게 윤활액을 주며 말했다.

'.....................'

이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나에게 또 무엇인가를 시키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짓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왜이러는 거에요.....'

'5....4.....'

그 방의 누구도 나의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긴 것이 내 몸속에 들어온다는 것은 끔찍했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든 카운트다운을 멈춰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끔찍한 고통이 다시 느껴질 것이었기에... 나는 서둘러 그 길쭉한 막대를 아래에 갖다댄다.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3....2....'

?????

'1....'


'아아아아악! 으흐흑 어걱!'

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카운트다운은 멈추지 않았고, 나는 고통을 받아들여야 했다.

'5......'

이제 카운트다운은 공포로 몰아 움직이게 하는 수단이 아니었다. 내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가까웠다. 그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해보는... 할 이유도 없는... 그짓을 하기 시작했다. 막대에 윤활액을 묻히는데....

'1.......'

'으이이익.....악.... 하악...... 큿!'

두번째 카운트다운이 끝났다.


계속되는 고통. 이제 선택지에는 그들이 주는 고통과 어떤 행동에 대한 명령만이 있었고, 내 머리속의 저울은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법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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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8

Untouchable 2018. 6. 24. 01:00 |

이렇게 이 곳에는 옷을 입고 있는 그들과. 옷을 입고 있지 않은 내가 있었다.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걸치고 있던 옷. 그것이 사라지자 나의 자세는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양손은 그저 내 수치스런 부분을 가리는 용도였다. 의복을 착용할 수 없다는 것에서 나오는 자세의 변화 그것은 보이지 않는 계급이었다.

'지금부터 다시 한 번 사회로부터 너를 격리 시킬거다. 그걸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너 자신이다.'

이미 나는 수억원의 빚을 지고 이곳에 팔려온 것인데... 장기라도 팔겠다는 건가...

'살려주세요! 제발! 돌아가게 해주세요!'

나는 의미도 모른채 목숨을 구걸한다.

'자위해.'

'네!?'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요구에 나는 그저 놀란표정으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다시.

'5...4.......3'

'잠시만요! 갑자기 왜 그러는 거에요!'

'2.....1.....'

내가 외치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듯 그는 수를 세었다. 그리고.

'흐윽.......으아가각?! 이익;'

다시 나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바닥에 뒹굴며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그 고통은 바로 내 몸속에 들어있는 그것으로 부터 나온다는 것을.

'5...4.......3'

다시 그가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나는 뒤로 손을 뻗어 그것을 빼 내어 보려고 했지만 그것은 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깊이 들어가 있어 헛수고였다. 그리고 내가 허둥대는 사이 카운트다운이 끝났다.

'이기기기긱으으그그그!'

극심한 고통이 다시 몸속에서 느껴졌고 나는 한 번도 내본적 없는 소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쓸대 없는 짓 하지말고. 자위나 시작 해.'

고통때문에 몸을 이리 저리 굴려대는 나에게 그는 일말의 자비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카운트다운. 이것은 내가 버틴다고 해서 끝날 것이 아님을 직감했다. 나는 일어나 내 것을 손에 들었다. 하지만 고통과 긴장 때문이었을까. 좀처럼 서지 않았다. 이런 공포와 절망속에서 자위하는 것은 변태나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다시 수치심에 고개를 숙였다. 

그 때였다. 갑자기 몸속에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태 느껴본 적 없는 이물감에 진동까지 느낀 나는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묘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진동의 간지러움과 변의가 느껴지며 그와 동시에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내 것에도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

'아아.....아...'

그렇게 내 것은 서고말았다. 나는 그것을 잡은 손을 흔들기 시작했고 내 얼굴은 붉어져만 갔다. 그 묘한 간지러움에 내 몸은 더 빨리 달아올랐고, 나는 머지않아 결국 사정했다. 수치심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내가 한 행동에 의미를 찾기도 전, 그는 나에게 나의 휴대폰을 주며 끔찍한 명령을 한다.

'지금부터 이걸 니가 아는 모두에게 전송해. 물론 니손으로.'

'5........'

명령과 동시에 그 지랄맞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나의 휴대폰에는 언제 찍었을지 모르는 내 사진으로 가득했다. 옷을 벗고 바닥에서 뒹구는 사진부터 절정에 이르는 동영상까지... 특히 동영상에는 그 누구의 강요도 없이 무엇에 홀린듯 자위하고 절정을 맞은 나 뿐이었다.

........ 그들은 사진따위를 인질로 잡아 나를 옭아매지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나를 사회에서 매장시키겠다는 의도밖에 없었다. 다시 눈물이 흘렀다. 내가 구걸해봐도 그들에게 통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들의 명령을 거부할 경우, 다시 내 몸속에 있는 무엇에 나는 고통받을 것이다.

그렇게 '내 손으로' 나의 모든 SNS 그리고 카카오톡의 모두에게 나의 사진을 보내고 만다.


'아흐흐흑.....어그.ㄱ.... 흑......으엉ㅇㄱ....'

나는 폰을 떨어뜨리고 흐느껴 운다.

'카톡. 위이잉... 위잉..... 카톡..'

내 더러운 모습이 퍼지자 마자 쉴 새 없이 울려대는 내 휴대폰, 나는 보고싶지 않았다. 볼 수 없었다. 그가 다가왔고 폰을 들어 내 얼굴앞에 들이민다. 그리고 반응을 보여준다.

이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몇은 나를 비웃었고, 몇은 나를 걱정하는 글들을 올렸다. 그리고 몇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반응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모든 이는 나의 치부를 모두 보았고, 내 사회관계에 지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 당연했다.

이렇게 사회와 나의 관계는 다시 한 번 옅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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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7

Untouchable 2018. 6. 20. 21:59 |

신체와 감각의 자유를 모두 잃어버린 나는 그저 짐짝처럼 어디론가 실려갔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이 상황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쳤지만 나에게 감겨있는 케이블 타이를 푸는 것은 불가능했다. 심리적 불안은 더더욱 심해져 갔다.

그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그녀의 부재였다.

적어도 그녀를 행복하게 하기 위해 무엇인가 되고자 했던 의도와는 달리,
지금 나는 내 옆에 있는 남자들에 이끌려 어딘가에 팔려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는 앞으로 나에게 닥칠 일을 걱정하는 신세가 되었다..


시간감각은 사라진지 오래, 차의 시동이 멈췄다.

그리고 나는 그 사람들에게 이리 저리 옮겨져 방향감각 또한 잃어버렸다.


극도의 긴장에 잠도 자지 못한 상태에서 지칠대로 지쳐 눈물도 나지 않을 때 즈음, 나는 땅바닥에 던져졌다. 

'읍읍....으브븝..... 읍..... 읍..브브브ㅡㅡ흐흐흐....

(제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돌아가고 싶어요..)'

'일어나. 걸어.'

그들 중 한 명이 나의 발목에 감긴 케이블 타이를 풀며 말했다. 하지만 나머지는 그대로였다. 그는 내 팔목을 앞으로 이끌었다. 케이블타이는 뒤로 묶여 있었고 나는 허리를 굽히고 반쯤 팔이 꺾인 채 힘 없이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앞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그곳으로 지나갔다.

'지익.'

내가 그곳에 들어서자 마자, 그들은 내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나는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몸을 비틀고 그들을 걷어찼다. 하지만 얼굴이 가려진 상태에서 몇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막을 순 없었다.

'가만히 있어.'

'퍼억. 퍽... 푹...'

그들은 내 복부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나는 팔을 묶여 막지도 못하고 점차 고통에 의해 고분고분해질 뿐이었다.

그렇게 나의 바지가 벗겨졌고,
몸을 가리던 옷이 없어지자 추위가 느껴졌다.

'무릎 꿇어. 그리고 엎드려.'

나는 그저 그렇게 할 뿐이었다. 반항할 힘 조차 없었다.


'으르브블브르 브릅르브ㅡㅂ급그!'

내 엉덩이에 닿은 차가운 무언가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나는 다시 몸부림쳤다. 아니 생선처럼 펄떡였다.
어떻게 보면 마지막 자존심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들의 움직임을 막을 수 는 없었기에 하는 수 없이 최대한 뒤로 들어오려는 것을 막아보려 애썼다. 이 모습은 마치 진찰대에 올라온 강아지 모습과 같았을 것이다.


내 몸부림은 그 차가운 것이 내 몸속에 들어오고 나서야 멈추었다. 어떻게든 빼보려고 힘을 주어보기도 했지만 빠지지도 않았다. 마치 요철이 맞은 것 처럼 내 의지로 뺄 수 없는 것이었다.

참혹한 상황이었다. 자유를 빼았긴 것 뿐 좌절감 뿐 아니라 누구인지도 모를 이들에게 이런 일을 당한 수치심까지.. 죽고싶을 심정이었다.


갑자기 복면이 벗겨졌다. 수 시간이 지난 후 겨우 볼 수 있게 된 빛에 나는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었다. 그 정신 없는 사이에 재갈과 케이블 타이가 벗겨졌다.

'잘못했어요.... 제발 돌아가게 해주세요...... 이건... 이건 뭔가.... 잘못된거 같아요...... 제발...... 죄송해요'

시야도 확보되지 않은 내 첫마디는 누구인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내가 하지도 않은 죄에 대한 사과 뿐이었다. 


대답은 없었다. 그들은 다시 명령했다.

'남은 것도 벗어.'

확실히 하의를 입지 않고 상의만 입은 지금 꼴은 치욕스럽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남은 옷까지 스스로 벗기에는 저항감이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사과 뿐이었다.

'제발....... 이러지 마세요...... 잘못했어요...... 뭔가 잘못되었어요........ 돌아가....으으읍?'

나는 더 이상 말을 계속할 수 없었다. 무엇인가가 내 몸을 강타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으헉.... 아악!....'

내가 혼란에 빠져있는 것과는 아랑곳 없이 그는 말했다.

'벗어. 같은 말 안해.'

'용서해주세요.... 싫어......아악!'


나는 고통의 정체도 알지 못한채 바닥에 꼬꾸라져 뒹굴었다. 너무 강한 자극에 어디서 자극의 방향마저 알 수 없었다.

'5...4...3...'


'.....알.... 알겠어요....'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고통이었다. 나는 나머지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벗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전라가 되었다.


누구인지도 모를 사람들 앞에서,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그녀에 대한 사랑따위는 느껴질 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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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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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나는 강의를 듣고, 친구들과 웃으며 밥을 먹고,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했다. 강의실 한켠에 그녀가 보였고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도 평소와 다름 없었다. 변한 것은 내 머리속 어지럽게 널려있는 기억과 고뇌들. 그녀의 눈에 띄이고 싶어 했던 예전의 나와 달리, 지금은 그녀가 있는 방향으로 발 한 걸음조차 다가가기 힘들어진 것 그것이 그 증거였다.


학교를 마치고 나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 는 없지.'


약속장소, 나는 그 문 앞에 서 있다.

나는 초인종을 누른다.

'딩동'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나는 다시 초인종을 누른다.

'딩동 딩동'

'똑똑똑'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아무 답이 없다. 지난 번과는 다른 반응에 나는 편지를 펼쳐 정해진 시간이 있었던가 확인해본다.


정해진 시간따윈 없었다.

'뭐야... 언제 오라는 거야.'

나는 손잡이를 돌려본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 문이 열렸다.


하루종일 이 방에 있었던 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발 한짝 떼기가 쉽지 않다. 방 한켠에 그녀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 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주 안락해 보이는 쇼파가 있었고 그녀가 그 위에 앉아 TV를 보고 있다는 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을 것임에도 전혀 아무런 신경도 쓰지않고 TV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한 걸음,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의 근처에 섰다. 그럼에도 그녀는 TV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을 가로막아야 할까? 라고 생각해 보았지만 왠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여기 까지 온 거면.. 작정 하고 온 거죠? 서있지 말고 거기 앉아요.'

'.........'

앉다니 어딜...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는 앉을 것이라곤 없었다. 역시 거만한 그녀였다. 조금 짜증이 났지만 그녀의 말 대로 그냥 바닥에 앉았다.


앉고 나니 눈에 띄이는 종이와 펜.

'읽고 서명해요.'

'.....................'

그녀는 나에게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 종이의 내용은 차용증이었다.

들어 본 적도 없는 회사로부터 터무늬 없는 금액을 빌린다는... 이자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사회로 부터 지우겠다는 건 이런 의미였나...


다음 장을 넘기니 계약서가 나왔다.

내용은 내 자유를 그녀를 위해 포기한다는 것. 효력은 없을테지만 나를 섬뜩하게 만들었다.


정말 이렇게 쉽게 나를 버릴 수 있는건가? 이대로 싸인해도 괜찮을걸까? 이 여자를 위해?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그녀를 올려다 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나를 내려다 보는 그녀의 시선이 있었다. 


내 몸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다시 떨려오기 시작했다.

내 본능은 말했다. 지금보다 나빠질 것임에 틀림 없다고. 그만 두려면 지금이라고.

내 머리는 어떤 선택지를 골라야 하는지에 대하 다시 혼란에 휩싸였고


'뭐해요? 각오하고 온거 아니었어요?'

그녀의 말 한마디 한 마디는 하나의 선택지만을 가리킬 뿐이었다. 나는 이러한 혼란스러움에 지쳐있었고,
차라리 답을 내려야 한다면 그녀가 말해주는 답을 고르기로 했다.


나는 서명했다.

차용증서와 자유를 포기한다는 계약서에.

'이리 주시겠어요?'

나는 떨리는 손으로 내 자유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그것을 손에든 그녀는 그대로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에게 그녀를 붙잡을 힘 따위는 없었다. 그렇게 나는 홀로 남겨졌다. 수억의 빚, 공허함, 앞으로의 불안감과 함께.


잠시 후, 문 소리가 들렸고 그녀가 돌아왔다. 그녀를 뒤따르는 몇 명의 남자들과 함께.

'일어나. 따라와.'

'진.... 진짜... 가야 돼.....요?'


엉겁결에 그 서류들을 내어주었지만 이번에는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안와도 돼. 굳이 올 필요 없어. 그냥 빚이나 갚으며 살면 돼'

내 머리를 강타하는 그녀의 말 한마디. 내가 무엇을 한 것인지 이제서야 나는 실감했다.


'돌.... 돌려줘!'

남자들이 내 앞을 가로 막는다.

'내가 잘못했어! 다시 돌아갈래...'

'지랄하지마. 그럼 따라오지마. 너 같은건 이제 필요없어'

나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물론, 지금이라도 돌아갈 순 있었다. 하지만 내 삶에 희망은 없을 것이 분명했다.

오히려 그녀를 따라가야 할 때의 불분명한 불안감이 더 희망적으로 느껴졌다. 마치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나에게 내려지는 빛 같았다.


나는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내 발로 그녀를 따라갔고, 그 남자들 또한 내 뒤를 따라왔다.

그리고 다다른 곳은 지하주차장, 승합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타'

나는 남자들에 둘러싸여 승합차에 앉았다.

'너..ㄴ?'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이 닫혀 버렸고 차는 출발했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고 몸부림 쳤지만 차를 멈출 힘도, 그 남자들을 짓누를 힘도 없었다. 내 입에는 재갈이 물려졌고 얼굴에는 복면이 손, 발목은 케이블타이가 채워졌다.


눈물이 흘러 내려왔다.

배신감, 억울함, 두려움, 분노, 슬픔, 후회로 인한 감정. 그것이 그 이유였다.


그렇게 그날 사회에서 나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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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지난 이틀 간 있었던 일이 환상이라도 되는 듯,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아침.

다만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증거, 책상위에 놓여진 그녀로 부터 받은 편지였다. 어제의 내가 그 편지를 읽었다면 나는 나를 주체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편지를 뜯지 않고 이리 저리 돌리며 겉을 살펴본다. 지난 번과는 다르게 아무 것도 적혀있지 않은 빈 봉투였다.

나는 바보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봉투를 찢어 속을 봐도 되는 것일까?'

그저 편지 한 통일 뿐인데. 이러한 고민을 하게 된 것. 모두 그녀 때문이다.


'큭.'

기억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그 기억들은 나에게 꽤나 큰 충격이었다.

마치 스스로에게 시행한 시험과 같았다. 

'사랑이란 이름 하에 스스로를 얼마나 망가뜨릴 수 있는가.'

그것이 주제.


내가 편지를 뜯지 못하고 있는 것이 두려움일까.
아니면 그 역겨운 모습으로부터 나를 지키려는 방어기제일까.

나는 편지를 서랍에 집어 넣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버스 안에서도, 수업을 들으면서도, 점심을 먹으면서도 그 편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그녀인지, 그녀가 나에게 원하는 행동 그 자체인지에 대해서도, 내 머리속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나는 봉투를 뜯어 편지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지난번의 메시지와 같던 편지와 달리 이번에는 장문의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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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마음의 준비를 끝마쳤다고 봐도 문제가 없을 듯 하네요.

당신이 저를 생각하는 마음은 잘 알고 있어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하지만 저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에요.


저는 당신을 소유할거에요. 제 소유물인 만큼 책임은 확실히 질거에요.

하지만 여태 당신이 쌓았던 모든 것을 모두 무너뜨릴거에요.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그리고 괴롭힐거에요. 언젠가 당신은 망가지겠죠.

전 망가져 버린 당신을 다신 거들떠 보지도 않을거에요.


그저 새로운 장난감을 찾겠죠.


그저 평범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알량한 생각으로 나에게 다가온다면,

생각한 것 보다 더 큰 대가가 따를거에요.


그래도 저에게 다가오실 생각이라면, 지난 번 우리가 함께 시간을 보냈던 방으로 찾아오세요.

사회에서의 당신의 흔적을 지워줄게요.


고마워요. 나를 그토록 사랑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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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할 뿐이다. 그녀는 정말 마녀인가.

그녀에게 가까워지고자 한 내 자신이 두려워졌다. 나는 편지를 다시 서랍 속에 쑤셔박았다.

혼란한 정신을 가누기 위해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다.

전역 후 처음 본 그녀, 잘난 이들에 둘러싸인 그녀를 보고 질투심을 가진 나, 내가 그녀의 관심을 끌려 했던 행동들, 그녀의 터무니 없는 요구와 그를 행하고자 한 나, 메시지가 담긴 편지, 그 곳에서 본 것들, 그녀의 사과, 그녀에게 몸을 낮춰 입맞춘 나, 포스트잇, 그리고 앉을 곳이 된 나, 장문의 편지까지.

나 스스로 내 행동의 이유을 설명하기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랑이라 단정짓기엔 너무 복잡한 것들.
내 감정은 무엇이며 그 감정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소유하지 못해서 생긴 질투일까? 그저 관심이 필요했던 것 뿐일까? 누군가를 기쁘게 해야겠다는 이타적인 마음일까? 노력에 대한 보답일까? 변태 성욕일까? 충성심일까? 소속감일까?

이 편지에 쓰여진 것 처럼,
그녀에게 다가간다면 나는 내 모든 것을 잃는 것일까? 그녀가 나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나는 미소 짓는다.
나를 무시하고, 다른 이로부터 욕보이고, 앉을 곳으로 쓰고, 나를 사회로부터 단절시키겠다는 여자?


됬어. 이런 장난은 그만두자. 현실로 돌아가야지.
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한 가지가 머리를 스친다.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기를 포기한다면 앞으로 이런 감정을 다른 이로부터도 느낄 수 있을까?
그 사람과의 관계를 이렇게 고민할 만한 그런 사람을...


이 생각은 나를 그 장소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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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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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앉을 곳이 되어있었다. 오직 그녀를 위한,


내 몸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무거워서가 아니다.

왜 내 자신이 스스로 이런 꼴이 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답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 대한 의심. 나보다 어린 여자에게 깔려있는 굴욕감. 사랑인지 무엇인지도 모르게 되어버린 그녀에 대한 감정. 모든 것이 뒤섞여 내 머리속을 흔들어 놓았다.


혼란에 빠진 내가 그저 앉은 곳의 모습으로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때.

그녀의 한 마디는 다시 나의 머리속을 뒤흔들어 놓았다.


'왜 그런 모습을 하고 있어요?'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 없었다.

포스트잇 때문에 집에서 나가지 못하는 몸이 된 것,
그녀의 한숨 쉬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앉을 곳이 된것.

무엇하나 내 지금의 내 모습을 변호하기에는 부족했다.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한 맹세가 거짓말은 아니었나 보네요.'

'.................'

그것 만큼은 동의 할 수도 있었지만, 이미 나는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알 수 없었다.


끊임 없이 말을 걸어오는 그녀와 대답하지 않는 나.

지금까지의 우리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대답하세요.
무슨 일을 당하게 되더라도,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없더라도, 정말 나의 곁에 있기를 원해요?'

'..................으...응.....'

내 입에서 나온 한 마디. 그리고 그 한마디는 그녀를 웃게 만들었다.


'아....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진짜 당신은 뭐하는 사람이에요? 지금 그 모습을 하고서 나의 곁에 있겠다구요?
내가 왜 당신같은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하죠?'

다시 나는 입을 굳게 다물 수 밖에 없었다.
어디서 부터 틀어진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관계, 누가 봐도 이 관계는 비정상의 궤도를 달리고 있었다.


'당신은 이런 모습의 자신을 믿을 수 있나요?. 집으로 돌아가세요.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줄테니.'

그녀는 앉을 것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이 먹던 식기를 내 얼굴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옆에 저번과 같은 모양의 편지봉투를 떨어뜨리곤 방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녀가 사라진 후에도 움직이지 못하고 떨고 있었다.

그녀의 아래에 짓눌려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 자괴감과 그녀의 비웃음 그리고 눈앞에 남겨진 음식에 담긴 모멸감에 이를 견디고 있는 나에 대한 의구심까지.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이유는 억울함이었다. 내 의식 중 가장 먼저 스스로에 대한 보호본능이 나를 움직인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 뿐인데, 이런 꼴을 당한다는게 서러웠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내 안에서 무엇인지 모를 한 꺼풀을 지워 내려갔다. 이는 어른의 모습을 하고 있는 감정의 껍질인지도 모른다. 어린 모습을 한 나의 가장 순수한 감정. 이는 그녀에게서 처음으로 사과의 말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눈 앞의 음식을 주워 입에 담기 시작했다.
원래는 무엇이었는지 조차 알기 힘든 그 음식을, 단지 하루종일 먹지 못해 배가 고파서 였는지, 나를 덮고 있던 어른의 모습을 한 감정이 사라져 버린 해방감 때문인지, 남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깨끗이 먹어치웠다.

그렇게 먹어치운 식기를 정리하고 편지를 손에 쥔 채 나는 현관으로 향했다.


신발을 신고 나서려는 내 눈에 보이는 포스트잇.

나를 나가지 못하게 붙잡아둔 그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애써 무시한 채 집으로 향했다.

나를 본 부모님은 오늘 하루에 대해 질책하듯 물었다. 늦은 밤 전화기도 가져가지 않은 채 사라진 아들을 둔 부모님의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부모님께 있었던 일을 말할 수 없었다. 나는 바보같은 변명을 하며 둘러대었다. 부모님은 석연찮은 얼굴을 하였지만 더 이상 나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가끔은 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좋을 때가 있는 법이다.


아니, 나조차 그것이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든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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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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