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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8.06.24 Untouchable D8

Untouchable D17

Untouchable 2018. 10. 11. 11:25 |

'또각 또각'

구두 소리가 점차 가까워져 간다.

'주세....흐어걱'

'누구.....끄앙'

이곳의 모두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말이라기보다 그저 비명에 가까웠다. 마치 지옥에 간 이들의 음성을 듣는다면 이에 가깝지 않을까.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구두를 신은 누군가는 다시 올라가버렸다.

지옥에는 절망만이 남았다.

어떤 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의 비참함과 구두를 신은 누군가에 대해 욕을 하는 이도 있었으며, 그저 끊임없이 흐느끼는 이도 있었다. 그 안의 모두에게 그것은 당연한 반응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약 1시간이 지났다.

이번에는 발자국 소리가 난다. 아까 구두소리에 비하면 자그마한 소리지만 누군가가 이곳으로 내려왔음을 짐작하게 하는 그런 소리였다. 이번에도 사람들은 애원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아까보다 더 큰소리로 애원하는 듯 했다. 내가 있던 사회 어느 곳에서도 이런 경험을 해 본적이 없었기에 나는 그저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집중할 뿐이었다.

'툭.'

내 몸에 변화가 생겼다. 나를 항상 이끌던 와이어가 더이상 내 팔을 붙들고 있지 않는 것.

'나와.'

비명과 고성이 어우러진 지옥이었지만 그 소리만큼은 명확히 들렸다. 내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고 있다. 나는 뒤를 돌아 그를 따라 간다. 감히 이 부당한 대우에서 도망치거나 앞에 있는 그를 때려눕혀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마 여태까지 그들이 보여주었던 철저한 통제에서 얻은 깨달음일 것이다. 이렇게 재사회화가 되어 이 추악한 공간을 만든 누군가에게 쓰임을 당하기 위해 나간다는 처량함 따위는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태양을 보고 싶었고, 그 뒤에는 죽고싶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나는 그를 따라 계단앞에 서 있었고 몇 명의 사람들이 뒤를 따라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는 모두를 이끌고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으며, 그 공간은 다시금 절망과 슬픔 그리고 분노로 가득 찼다.

계단을 올라난 나는 마치 태양을 본 것 처럼 눈을찌푸리며 이 공간을 기억해 낸다. 거의 빛이 없는 것과 같은 공간인 저 축사에 갇히기 전에 보았던 감옥이라 생각했던 이곳은, 매우 쾌적해 보였고 심지어 나에게 잠시나마 이 곳에 살 수 있다면 행복할 지도 모르겠다는 이상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확실히 이곳은 내가 살고 있는 곳과는 차원이 다른공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선망의 공간을 지나, 나는 다시금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변기만이 있는 공간에 다다른다.

'자리잡아.'

그를 따라 올라온 인원은 약 6명. 나를 포함한 그들은 그저 변기에 자리를 잡을 뿐이다.

'발목잡아.'

이는 또 무슨 고문인가 생각이 들기도 전에, 나를 제외한 모두는 발목을 잡고 엉덩이가 가장 높이 있도록 묘한 자세를 취했다. 여기서 괜히 버텼다가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나도 그들과 같은 자세를 취한다.

뒤로 온 그는 엉덩이에 호스를 연결한다. 모두의 엉덩이에 호스가 연결되었고 곧이어 무엇인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흐으어... 아....으윽....'

나를 포함한 전부가 신음소리를 냈다. 당황스러움과 고통에서 나오는 신음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양의 액체가 흘러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후 그는 호스를 몸으로 부터 분리시켰다. 우리에게 남은 것은 변의 뿐이었다. 플러그의 이물감과 가득찬 뱃속, 불편한 자세, 무엇하나 견디기에 쉽지 않았다. 그리고 온몸에 힘이 들어가 다리가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한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시계만을 바라보았다.

'으으... 어...  아..... 읍....'

모두 입에서 신음이 끊임 없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모두 앉아.'

우리는 모두 변기에 자세를 취했다. 똥마려운 강아지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모두가 안절부절하며 그저 신호만을 기다렸다. 그는 변을 보라는 신호를 주지 않았다. 그저 우리는 어느 순간 우리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배출해대고 있었다. 너무 갑작스러워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지만 멈춰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굴욕적인 배출 후, 우리는 다시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걸어올라갔다.

위층에는 옷을 입고있는 그들이 이미 위로 올라갈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세척실로 인도했고 불필요한 털들을 제거, 관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을 세척했다. 옷을 입은 그들과 그럴 권리조차 없는 우리가 이 공간에서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렇게 관리를 받은 나는 곧 태양을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계단앞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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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6

Untouchable 2018. 10. 4. 11:53 |

그 통보가 있은 후 3번의 일과가 끝났다.

배식, 배출, 노동, 배식, 노동, 세척, 잠.

배식, 배출, 노동, 배식, 노동, 세척, 잠.

배식, 배출, 노동, 배식, 노동, 세척, 잠.


햇빛을 다시 한 번 보겠다는 의지로 먹기 시작한 가루에도 점차 적응하게 되었다. 이런 것에 적응하게 되다니. 굴욕감과 스스로에 대한 멸시로 가득찼다. 아마 이대로 생활이 지속된다면 점차 이런 것도 당연하게 느끼지 않을까 스스로를 걱정하며 잠이 든다.

사이렌 소리가 나의 잠을 깨우고 다시 지옥이 반복된다. 하지만 첫번째 노동이 끝난 후 나는 위화감을 느낀다. 두번째 배식으로 나와야 할 가루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당황한다. 고장인가? 아니면 내가 물레방아를 그들이 원하는 만큼 돌리지 못했기 때문일까?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누가 있는지도 알 수 없었으며 누가 있다 한들 답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역겨웠던 가루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당연하게 주어졌던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 배급조차 아쉽게 느껴졌다. 잠시 후 목을 축일 물이 나왔고 나는 가루 대신 목이라도 축일 심정으로 달려들어 물을 흡입한다.

'제길...'

세번째에 맞춰 나오는 가루는 평소와 다름 없었다. 나는 일시적인 고장이었거나 심지어 내가 물레방아를 더 돌려야 한다는 자책하는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그렇게 무의미한 일과가 끝나고. 다음 날, 첫번째 배급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약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렇게 배급이 줄어든다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말라죽을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죽기로 생각했던 이전과는 달리 예상치 못했던 배급의 중단에 초조함이 앞선다. 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식수는 충분히 배급되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두번째 가루배급은 문제없이 잘 나왔다.

'정말.... 물레방아를 열심히 돌리지 않아서일까...'

 배급에 대한 알 수 없는 조건 때문에 더 심각한 자책을 하게 된다. 바보같은 이 생각에 나는 더 열정적으로 물레방아를 돌리기 시작했다. 피폐해진 정신에서 나올 수 있는 비굴한 모습의 결과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번째 가루배급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들 두 조건의 차이점을 확인할 길은 없었고, 물레방아를 더 열심히 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잠이 든다. 어쩌면 이것이 원죄개념의 내면화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사이렌이 울렸다. 배고픔에 굶주린 내 몸의 상태와는 관계 없이. 오늘이 며칠인지는 상관 없이. 나는 와이어에 이끌려 먹이통에 얼굴을 들이민다. 가루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거의 울상인 채로 다음에 나오는 식수만을 마셔댈 뿐이다. 그 후 다시 뒤로 끌려가 배변을 당했다. 이미 배출에 대한 것은 더 이상 내 관할이 아니었다. 그들의 통제에 따라 마치 수도꼭지처럼 내 몸속에서 나오는 것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와이어가 나를 물레방아로 이끌지 않는 것. 처음의 나에게는 이것이 노동을 피할 수 있는 오류라고 행복했을 것이나, 지금의 나에게는 저 물레방아를 돌려 가루를 어떻게든 받아먹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와이어를 당기며 앞으로 나아가 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조금 시간이 흘렀다. 나는 이 곳에서 단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소리를 듣게 된다.

'또각. 또각. 또각.'

사회에서 들어봤던 소리. 하지만 이곳에서 들을 수 없었던, 모두가 복장을 착용하지 않았기에.

그리고 이 곳의 사람들의 새로운 반응을 듣게된다.

'제... 제발.... 으윽!'

사람들은 무엇인가 말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바르게 말하지 못하고, 그저 무엇인가에 대한 호소와 신음으로 이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살려주...이익!'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온 단어 하나에 나는 상황을 깨닫는다.

'구..원! 악!...'

구원? 구두소리? 이는 곧 여기 있는 사람들이 아닌 누군가가 이 공간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마 그 사람이 그렇게 떠들어대던 1계층인가 무언가 일것이다. 그들은 선택받기 위해, 살기 위해 소리치고 있는 것이었다. 구두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나 또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구. 으으흐그!'

목에 감겨진 목걸이에서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 마치 이전에 아래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심지어 내가 낸 소리는 크지도 안았는데도 불구하고, 이 공간의 사람들은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저정도의 큰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살려. 이햐아악!'

어떻게든 선택을 받아야 했기에 아까보다 더 큰 소리를 냈다. 대신 목걸이의 충격도 더 강해졌다. 하지만 극심한 고통에 나는 말을 잇지 못한다.


이렇게 우리에게서 발언을 차단해 왔고,
이는 마치 이 공간의 사람들의 호소는 그들에게 의미가 없다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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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5

Untouchable 2018. 10. 4. 11:49 |

나는 그저 이 물레방아를 돌릴 뿐이었다. 말도 안되는 내용의 방송을 들으며, 체력은 고갈되어갔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점점 정신이 혼미해져간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도 없이 다시 사이렌이 울렸다.

'허억... 허억....'

나 뿐만 아닌 이 공간의 모두가 가쁜 숨을 쉬어 댈 뿐이었다. 갈증과 배고픔이 밀려왔다. 정작 죽기로 마음먹었지만 이 배고픔 속에서 저런 노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가혹한 일이었다.

와이어는 나를 다시 앉게 만들었고 눈 앞에는 그 흰 가루가 있는 밥그릇 뿐이었다. 여기저기서 다시 기침 소리가 들려온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이 가혹한 현실에서 차라리 죽음을 택하려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어떻게든 여기의 누군가와 이야기 해보고 싶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그저 정면을 바라보고 있었고, 벽으로 둘러쌓인 곳에서 누구와 눈을 마주치지도 말을 걸 수도 없었다. 집단행동이 불가능 한 것. 그것 또한 이공간을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른다. 다시 물이 흘러나왔고 나는 그 물만을 마셨다.

잠시 후 다시 사이렌이 울리며 와이어는 나를 뒤로 끌어당겼다. 이번에 멈춰선 곳은 샤워기의 앞. 이 좁은 공간에서 이런 것 까지 있다는 것이 어찌 보면 놀랍기도 하지만 그저 사람들을 관리하는 목적외에는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와이어가 조금 느슨해지며 샤워기에서 물이 나왔다. 따뜻한 물 따위는 없었다. 피할 공간도 없이 그저 물을 맞는다고 표현하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저 물이 흘러내리며 조금의 때를 씻어냈을 것이다. 물이 조금 미끈거리는 것으로 보아 약한 염기성의 활성제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약 10분간 나는 물을 맞고 서 있었다. 잠시 후 묘한 바람이 느껴졌다. 흐름은 알 수 없었지만 이는 점차 강해졌다. 아마 몸을 조금 말리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먹고, 마시고, 배출하고, 일하고, 씻겨졌다.

사이렌이 울리며 다시 와이어가 내 몸을 낮춰 바닥에 붙여버렸다. 아마 취침시간인 듯 하다. 희미한 전등마저 소등되고 다시 작은소리로 그 말도 안되는 설교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세뇌시키려는 듯. 절망에 빠졌던 어제와는 달리, 먹지도 못하고 지쳐버린 몸뚱아리는 그저 아무 생각없이 휴식만을 원하게 되었다.


다시 울리는 사이렌 소리, 와이어는 다시 나를 잡아 위로 끌어올린다. 희미한 조명에 지금이 몇시인지, 밤인지 낮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이전과 같은 사육이 시작되었다.

배식, 배출, 노동, 배식, 노동, 세척, 잠.

배식, 배출, 노동, 배식, 노동, 세척, 잠.

배식, 배출, 노동, 배식, 노동, 세척, 잠.

그리고 끊임 없이 들려오는 신음, 절규, 비명, 그리고 설교.

나는 그 가루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점점 약해져 가고 있었다. 정면에 있는 거울에 비친 내모습은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 몸은 점점 말라갔고 표정에는 감정이 없었다. 마치 시체처럼. 시간감각도 없었고 감각도 점점 희미해지는 것 같았다. 며칠이 지났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2번째 식사가 끝났을 때, 나온 방송은 나에게 변화를 주기에 충분했다.

'여려분, 머지않아 제 1계층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겁니다. 모두 기쁜 마음으로 그분들의 선택을 기다리십시오.'

짤막한 멘트. 그리고 그 내용은 어쩌면 이 공간에서 나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죽음을 각오한 나이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해서든 여기서 나가고 싶다.'

3번째 식사, 나는 그 가루를 입에 대기 시작했다. 이유는 단 하나 뿐이었다. 다시 한 번 해를 보고 싶다. 정말 죽기 전에... 그 뿐이었다. 그렇게만 된다면 목숨을 내어 줘도 좋다고 생각했다. 이런 소박한 것에 목숨을 걸게 될 줄이야... 이런 지옥 속에서만 가능한 생각이었다. 역시 그 가루는 최악이었다. 가루 그대로의 식감에, 갈증만 야기시키는. 기침을 수 없이 하고, 삼키지 못해 헛구역질을 하며 나는 남기지 않고 먹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자괴감이 들었지만, 마지막으로 보는 태양을 생각하며 꾸역꾸역 목구멍으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방송에서 나왔던 그 1계층인가 뭔가에 대한 소식은 다시 들려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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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4

Untouchable 2018. 10. 2. 08:26 |

자연스럽게 기침이 나왔다. 가루의 반 정도는 그릇 바깥에 흩날려버렸다.

그 가루는 밀가루와 무엇인가가 섞여있는 듯한 가루였다. 냄새도 없었고 맛도 없었다. 이런 것을 먹으라고 준 것인지... 도대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뭐라고 생각하는건지 설움이 복받혔다. 옆에서도 끊임 없이 기침소리가 들려 왔다. 이것을 먹으려 하는 사람들의 갈증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현상이었을 것이다. 겨우 한입 입에 머금었을 뿐인데 모든 침을 흡수해버리는 듯한 느낌. 이래선 쉽게 삼킬 수도 없다. 살짝 맛을 보려 한 것 뿐인데 오히려 갈증을 불러왔다. 그렇게 나는 물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내가 기억했던 것처럼 잠시 후 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물은 가루 위에 얹혀져 마치 반죽이 되기 전의 모습이었다. 나는 가루 대신 물만을 마시기 위해 목을 뻗어 그 물로 목을 축인다. 다행히 이것은 그냥 물이었다. 그렇게 물을 마시고 나는 남은 가루를 먹지 않기로 했다. 여기서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발버둥이었다.

그렇게 다시 세찬 물이 가루를 모두 씻어나갔다. 배는 너무 고팠지만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투쟁이었다. 잠시 후 다시 사이렌이 울리고 와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마 다시 저 물레방아로 나를 끌어당기려는 듯 했다. 나는 버텨보려 노력했지만 양 팔이 벌어져 있는 상태여서 힘을 줄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검은 발판위로 올라왔다. 옆에서는 다시 탄식과 한숨, 신음과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으윽.'

다시 전류가 흐른다. 따끔할 정도의 전류. 나는 다리를 이리 저리 옮기며 전류가 약한 곳을 찾아보았지만 큰 소용은 없었다.

'끄학..!'

조금 더 강한 전류가 흘러나왔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의 연속, 나는 다시 물레방아에 발을 얹는다. 하염없이 물레방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다시 이 이상한 노동에 참여해야 했다. 잠시 후 들려오는 그 말도 안되는 방송.

'당신은 죄인입니다. 더 비천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법과 복지에 의해 몸에 맞지 않는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살았던 것 중대한 불법입니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기회가 있습니다. 이렇게 여기서 열심히 먹고, 움직여서 제 1계층에게 선택받아 봉사하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당신의 죄는 씻겨질 것입니다.

.....중략......

사회에서 쓸모없어진 당신이 여기 있을 수 있는 것은 모두 자비로운 제 1계층의 덕입니다. 이곳에서 주어지는 모든 것이 제 1계층의 자비입니다. 식사에는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되어 있으며, 목을 축일 수 있는 식수도 제공됩니다. 이 모든것이 제 1계층께서 내려주신 선물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합시다.

.....중략......

하지만 모든 이가 선택받는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쓸모를 증명하십시오. 제 1계층을 찬양하여 그들을 감동시키십시오. 그것이 당신들이 죄를 씻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중략......

지금 당신들은 이 활동이 의미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여러분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전기를 만드는 활동으로써, 여러분을 이끌어주는 와이어, 배식, 배변, 여러분이 게으름을 피울 때 마다 징벌하는 발판에 까지 모든 곳에 공급됩니다. 이 활동을 하게 해주신 제 1계층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말 투성이었다. 이유없이 붙잡혀 있는 사람에게 죄인이라는 신분을 안겨주는 것도 모자라 권리를 폄하하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음식이라고 내놓은 것들은 갈증만 야기시키는 가루더미, 이는 내가 차용한 것으로 되어있는 돈을 사용한다고 생각해도 매우 부족한 것이었다.

'이런것에 감사하라니... 도대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것일까...'

분노가 치밀었다. 심지어 마지막의 내용에 나는 숨이 막혔다. 이 물레방아가 전기를 만들고 이 공간에 들어가는 전력으로 생활한다는 것. 즉. 외부와 독립적으로 설계된 공간이라는 것에... 일어날 때 부터 울렸던 사이렌부터 와이어의 움직임, 배식, 배설, 심지어 이 움직임을 강제하는 전류까지. 이곳의 모두가 만들어낸 것이었다.

이곳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 아무것도 모른 채 처음 끌려와서 이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절망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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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3

Untouchable 2018. 7. 11. 15:19 |

그 와이어는 나를 이끌어 눈앞의 물레방아로 이끌었다. 그 어둠속에서도 물레방아와 맞닿는 지점의 바닥의 색깔이 조금 더 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시금 사이렌이 울렸다. 나는 영문을 알지 못한채 가만히 서서 눈 앞의 광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고통이 느껴졌다. 이젠 나에게 오는 고통따위는 익숙했지만 마치 정전기와 같은 따가움. 그것은 아마 발판에서 오는 듯 했다. 나는 깜짝 놀라 그 발판을 피하기 위해 물레방아처럼 보이는 곳에 발을 딛었다. 자연스럽게 내 무게에 따라 물레방아는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걸어야 했다. 마치 햄스터가 쳇바퀴를 돌리는 것 처럼. 차라리 강한 충격이어서 죽을 수 있었다면 그를 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저 정전기 가량의 세기의 전류였기에. 나는 그 물레방아를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허덕임이 들려왔다. 어제 밤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와 굶주림에 나도 체력이 떨어져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너무 지친 나머지 그 검은 발판에 발을 딛는다.

'이익!'

그 발판에는 간헐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듯 했다. 마치 그 물레방아를 계속 돌리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때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가 들려왔다. 어떠한 종교에 대한 이야기 같았다. 이 지옥같은 곳에서 종교를 권하는 것처럼 아이러니는 없을 것이다. 내용은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 처럼,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이 곳에 있으며 죄를 씻기 위해 제 1계층을 섬기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귀를 막을 수도, 여기서 벗어날 수도 없었기에 그저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끊임 없이 반복되었다. 체력이 고갈되어 정신력이 낮아짐과 동시에 그들은 이 사람들의 머리에 저 개념을 넣으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한 방송 속에서, 눈 앞에는 시커먼 벽과 거울 뿐. 고통을 피하기 위해 걷기 시작한지도 40분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숨은 턱까지 차올랐다. 어떻게든 잠시 쉬어보려고 그 발판에 발을 딛어보지만 전류는 끊이지 않고 흐르는 듯 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헐떡임, 탄식, 짧은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모두 나와 같은 처지의 불쌍한 사람들일 것이다. 목이 말라오기 시작했다. 굶기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몸을 움직인다면 죽기 위한 상태보다 배고픔으로 인한 고통이 더 빨리 찾아올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배출욕구가 일어났다. 일어나서 항상 해오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앞도 뒤도 막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욕구와 불만의 덩어리가 바로 나였다.

약 한시간이 지났을까 사이렌이 울렸고, 나는 그것을 신호라 생각해 바닥에 발을 딛었다. 휴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잠시 후 와이어가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변기가 있는 곳 까지 나를 당기더니 다시 바닥까지 움직여 내 몸을 낮추었다. 마치 배변을 허용해주는 것 처럼. 하지만 나는 어떻게 배변해야할지 몰랐다.

'졸졸졸졸'

??

갑자기 앞쪽에서 소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나는 소변을 멈추는 근육을 움츠리려 해 보았지만 그곳을 이미 넘어선 막대에 의해 내 조임은 무의미했다. 그렇게 나의 의지와 관계 없이 소변이 모두 빼내졌다. 그렇게 수치스러움과 당혹감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뒤에 있던 플러그의 굵기가 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허걱?'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낸다. 그리고 뒤에서 변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 그 굵기가 커지는 것은 내 항문을 넓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묘한 느낌에 아무리 항문을 조이려 해도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렇게 앞과 뒤가 비워졌다. 다만 양쪽 모두에 느껴지는 이물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샤워기로 앞과 뒤를 씻어낼 것.'

방송에서는 그저 그 한마디를 뱉었다. 뒤에서는 발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우리를 감시하기 위한 누군가일 것임에 틀림없었다. 뒤를 볼 수 없는 나는 그저 샤워기를 틀어 앞과 뒤를 씻어낼 뿐이었다.

약 5분이 지났을 때 벽에 연결된 와이어는 나를 밥그릇 앞으로 이끌었다. 다시금 밥그릇에는 흰 가루가 쏟아져 나왔다. 1시간이 넘는 불필요한 운동에 나는 굶주리고 있었다. 죽기로 결심한 나였지만 잠시 목을 뻗어 간단히 맛을 보기로 했다.

'커헉.. 콜록..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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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2

Untouchable 2018. 7. 7. 00:58 |

'으아아아아~!'

나는 나를 뒤따르던 사람들을 밀쳐내고 내가 들어온 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사회에서의 존재가 사라졌지만 이렇게 되고 싶은것은 아니었다. 이곳은 돼지우리 같았다. 그 누구도 어떤 돼지가 어떤 축사에 있는지 기억하지 않듯 누군가에게도 필요한 존재가 아니게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전력을 다해 마지막 기회라는 듯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들은 나를 뒤쫓지 않았다.

하지만 50m도 가지 못해 내 도주는 끝이 났다.

넘어졌기 때문이다.

이유는 아래에 느껴지는 충격 때문이었다. 마치 중요한 부분을 걷어차인 것 같은 느낌. 이번에는 그 충격이 앞쪽과 뒤쪽 모두에서 느껴졌다. 내 스스로 밀어넣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그저 나를 통제하기 위한 도구. 하지만 이렇게 누워 있을 순 없었다. 떨리는 몸과 고통을 참고 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걷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고통은 멈추지 않았고, 그들은 나를 쉽게 포획했다. 그들에게는 흡사 가축의 탈출정도 였을 것이다. 나는 결국 그들에게 이끌려 제일 안쪽으로 끌려갔다. 그들은 양손에 수갑을 채웠고 땅에 고정시켰다. 도저히 힘을 줄 수 없는 자세였기에 나는 반항할 수 없었다. 나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끊임없이 흘렀다.  줄이 매우 짧았기에 뒤를 돌아볼 수도 없었고, 눈 앞에는 물레방아, 개밥그릇, 샤워기 뿐이었다. 어디선가에서는 그저 흐느낌과 신음만이 흘러나왔다 아마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일 것이다. 이러한 곳에 계속 있다간 정신이 이상해질거라는 직감이 내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희망은없었다.

그리고... 그녀도 없었다.

어쩌면 나는 이미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지옥에 있는 것이라고,

내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내 몸은 한계를 나타냈다. 그렇게 나는 쓰러졌다.


'일어나세요.'

?

어디선가 들었던 익숙한 소리.

내 눈 앞에는 내가 바라던 그녀가 있다. 그녀는 나를 보고 미소짓고 있었으며, 그녀는 한 걸음 두 걸음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자리 에서 일어났다. 내 몸은 헐벗었지만 그녀가 눈 앞에 있다는 것에 힘을 얻어 나도 다가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를 품에 않는다.

'괜찮아요? 많이 힘들었죠? 이젠 괜찮아요. 저랑 함께 가요.'

나는 고개를 저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 처럼 강한 척을 한다.

그녀는 내 손을 잡아 이끈다. 그리고 빛이 보이는 쪽으로 나아갔다. 그녀가 갑자기 내 양손을 잡더니 머리 위로 올렸다.

'이게 뭐야?'

그녀는 그저 미소지을 뿐이었다. 그녀의 미소 앞에서 나는 아무 걱정도 들지 않았다. 더 이상 물을 필요도 없었다. 나도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그녀는 내 팔을 점점 더 높게 잡아끌었다.

'그만하면 됬어. 아프려 그래.'

하지만 그녀는 팔을 더 높이 들기 시작했고 심지어 그녀는 몸이 두둥실 떠올랐다.

'제발 그만~! 아퍼'

나는 애원하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떴다.

'웽~!'

시끄러운 싸이렌 소리가 이 돼지우리를 가득 채웠고, 다시 눈 앞에는 어제와 같은 절망적인 장면만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일어나 있었는데 나를 손목을감고 있던 수갑이 위로 끌려 억지로 나는 일어났다.

내 뒤로는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났다. 마치 모두 일어났는지 감시하려는 듯. 갑자기 와이어가 앞으로 나를 잡아 이끌었고 나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더니 서서히 낮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몸을 낮출 수 밖에 없었고 눈 앞에는 밥그릇이 있었다. 그리고 그 그릇의 옆에 난 구멍에서 새하얀 가루가 나오기 시작했다. 당연히 먹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먹지 않고 죽을까 라는 생각이 스친다. 나는 그렇게 그 가루에 입을 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까. 그 곳에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마저도 마시지 않았다. 얼마니 시간이 지났을까. 세찬 물소리와 함께 밥그릇이 씻겨 내려갔고 가루또한 남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 없었다. 나는 살기를 포기했기에.

어제 저녁부터 제대로 먹지 못한 배는 굶주림에 소라쳤다. 하지만 이런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다시 흘렀고. 그 와이어가 나를 다시 잡아끌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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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1

Untouchable 2018. 7. 4. 12:33 |

이 비정상적인 것들 중 번듯한 건물 하나. 이는 마치 이것이 정상이라는 것처럼 다른것 들과는 이질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방에서 나온 뒤로 내 뒤를 따르는 사람들. 마치 일과를 마치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는 현대의 직장인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나는 그 남자를 따라 그 건물의 입구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여기는 어디에요?'

'......................'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넓은 건물에 개미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위로 올라가는 계단 뿐, 하지만 그는 그 계단을 뒤로 돌아 계단 아래로 내려갔고 나는 그저 따라갈 뿐이었다. 그곳에서 본 풍경은 충격적이었다. 깔끔한 내장과는 달리 그곳에는 고문도구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회초리. 채찍부터 야동에서나 봄직한 삼각목마 십자가 X형틀 등.. 나는 재빨리 시선을 내리깐다. 그리고 제발 저것이 나에게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그들은 그 층을 통과해 계단쪽으로 걸어갔고 그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왔다. 그 다음층도 깔끔했다. 매우 현대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옷만 제대로 입고 있었다면 이곳은 그저 정상적인 건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나는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생각없이 탈출하려했다가는 끔찍한 고통에 땅바닥에 구르고 있을 것이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눈 앞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들 모두가 옷을 벗기 시작했고 벗은 옷을 어떤 통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들 또한 나체가 되었다. 그때 내 눈에 보이는 것. 남녀 할것 없이 몸에는 털이 하나도 없었으며, 나처럼 성기에 철쪼가리르 매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어쩌면 이들도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체의 그들은 나를 이끌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너도 어서 씻어'

'...네...'

갑작스러웠지만 여기서 일어난 일 중 가장 정상적인 일. 따뜻한 물은 없었지만, 내 몸에 남아있는 왁스와 핏물을 씻어냈다. 어제만 해도.... 따뜻한 물로 집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을 테지만, 더 이상 그런 일은 나에게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샤워를 끝마친 그들은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고 계단을 통해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 층은.... 무언가.... 고문실처럼 이상한 곳이었다. 넓은 방에 변기만 있었으며, 변기 위에는 아래로 쳐진 호스가 있었다. '이건..... 뭐죠?'라고 질문하고 싶었지만.. 조용히 뒤를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지금 내가 있는 층이 지하 몇층인지도 햇갈릴 무렵, 조금 특이한 모양의 방에 도착했다. 조명의 밝기가 반으로 줄어든 듯한 이곳, 고시원에 사는 친구에게 놀러갔다가 봄직한 구조. 긴 복도가 있었고, 하지만 완전한 벽이라기보다 파티션에 가까운 높이, 그곳에는 나와 비슷한 모습을 한 나체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잠을 자고 있었고 나는 지나가며 그 방의 구조를 대강 볼 수 있었다. 샤워기. 변기. 물레방아?. 개밥그릇..? 그것이 전부였다. 그들은 차가운 바닥에 누워 곤히 잠든 것처럼 보였다. 뒤를 따르던 여자들은 갑자기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들어갔다. 마치 오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주 당연한 듯이. 그렇게 몇몇의 남자들도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내 앞의 남자와 몇몇의 남자들은 그 뒤에도 계속 걸었고, 다음 층으로 내려갔다. 방금보다 훨씬 어두워졌다. 겨우 눈앞 정도만 보일 밝기였다. 공간이 어두워짐에 따라 뭔가 가라 앉는 분위기.

다음층에서 나는 누군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더 큰 충격을 받는다. 아까와 비슷한 구조의 복도, 하지만 아까보다 훨씬 협소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나가게.....! 끄그그극 아가가.'

어디선가 무언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비명이 들렸다.

'으흑 흑..... 흑흑....'

다른 어느 곳에서는 그저 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나는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디에요?'

드디어 나는 나를 이끄는 사람에게 첫 질문을 하였다.

'앞으로 니가 살 곳.'

'.....................'

'으아아아! 나 갈래! 뭐야 이거!'

나는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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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10

Untouchable 2018. 6. 30. 19:01 |

자비 없이 반복되는 카운트다운.

다른 꼼수를 부릴 틈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이상한 행위를 스스로 한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나는 내 스스로 미끌미끌해진 이 막대를 앞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으읏....... 아......아.......흐......'

이런 행위를 하기전 얇게만 보이던 막대는 지금은 소시지보다 굵게 느껴졌다. 아프다. 하지만 이걸 해내지 못했을 때 가해지는 고통이 더더욱 큰 공포였다.

'후우.... 후우........'

나는 쉼호흡을 하며 아주 조금씩 조금씩 밀어넣기 시작하였고 내 것의 길이만큼의 막대가 들어갔다. 하지만 이 이물감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윽고 내 몸은 자기 멋대로 반응하고 만다.

'끄으악.....'

그 반응은 흔히 오줌을 참는 근육을 움직였고 결과적으로 요도를 조이게 되었다. 요도의 조임에 지금까지 넣었던 막대는 침대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아흐윽..... 응극...'

나는 침대위에 웅크려 떨기 시작했다. 자의적인 반응이 아니었기에, 대비할 새도 없이, 찢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어서 집어넣어.'

다행히 그들은 카운터다운을 계속하지는 않을 셈인가보다. 나는 다시 막대에 윤활액을 발라 삽입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내부에 윤활액이 있어서인지 이전보다는 수월하게 들어갔다. 하지만 다시금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 막대를 꼭 붙잡고 그 반응을 견디기로 했다. 그리고 고통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끄응.... 악.....하......'

다시금 찢어지는 듯한 고통. 하지만 다행히 막대는 빠져나오지 않았다. 매우 이상한 생각이지만 그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안심해버린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막대는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원래는 소변이 지나는 통로. 하지만 이상한 막대로 가득차 어쩌지도 못하는.. 묘한 상황. 내 몸속에 아직 이 긴 막대가 들어간다는 것에 스스로도 놀랐다. 그리고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다. 뭔가 꽉 막히는 듯한 느낌. 몸은 여기가 끝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저기.. 끝난것 같아요.'

'지나갔어?'

'네?'

'막힌 곳 지나갔어?'

'..........'

그 말은 아직 들어가야한다는 의미인 듯 했다.

'더 이상 안들어갈거에요.......'

'힘을 줘서 넣어. 거기 지나가야 돼.'

'.............'

'5......4.......'

그들은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다시 나는 그 막대를 잡고 힘을 줘 보았다. 하지만 고통만 있을 뿐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역시 아프다.. 이건 생리에 어긋나는 짓이라 내 몸이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딘가 문이 열리는 듯 했다. 아주 묘한 느낌. 간지럽기도하고. 아프기도 한. 왠지 거기인 것 같았다. 나는 다시 힘을 주어 막대를 밀어넣었고 막대는 그곳으로 말려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느껴지는 뇨의. 근육은 초긴장 상태이다. 마치 소변이 새어나올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생각과 달리 새어나오는 소변은 없었다.

'다... 들어갔...어요...'

나는 얼굴을 붉히며 내 상태를 보고했다. 한 여자가  주사기를 들고 다가와 막대에 공기를 넣었다. 갑자기 몸속에 작은 풍선이 생긴 듯한 느낌. 그리고 그녀는 막대를 2~3번 당겼다.

'앗..... 아앗......'

간지러움과 아픔. 그리고 뇨의가 동시에 느껴졌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가위로 남은 길이의 막대를 잘라버렸다.

엉덩이에 들어온 것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빠지지 않으리라는 직감이 느껴졌다. 앞뒤로 꽉막힌.... 마치 변이 가득찬 느낌이 들어 매우 불쾌했다. 그리고 그 성기모양의 철조각을 나에게 채웠다.

그렇게 내 모습은 마치 수술 후의 강아지가 되었다. 이리 저리 깎인 털에. 수술부위에는 스스로 만지지 못하게 하는 듯한 철조각들...

'내려와 그리고 따라와.'

그들 중 흰 옷을 입은 남자가 나를 이끌었다. 가고싶지 않았지만, 선택권은 없었다.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뒤를 쫓았다. 문을 나서자 그곳은 밖이었다. 나는 몸을 움추려 아직 수치심이 남아있음을 보여주었다. 알몸인 사람의 당연한 반응.

'여긴 아무도 없으니까 그냥 빨리 따라와.'

그의 말대로 이 곳에는 잘 가꾸어진 정원 뿐이었다. 부외자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움은 숨길 수 없었다. 그를 따라 10분을 걸었을까.

나는 한 건물앞에 도착했다.

3층의 아주 현대적인 건물. 기존의 비합리적인 것들과는 다르게 이곳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는 이곳.


나는 잠시나마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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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9

Untouchable 2018. 6. 27. 14:23 |

사람은 선택을 해야한다. 삶에는 수만가지의 선택지가 있으며, 선택은 나의 자유이다. 하지만 어떤 것을 하기 어떤 것 이외에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 포기한 것을 사회에서는 기회비용이라 불렀다.


내 머리속에는 저울이 있다.

왼쪽에는 사회에서의 삶. 그리고 오른쪽에는 보이지 않는 불안. 원래 오른쪽에는 그녀에 대한 사랑이 있었지만 지금 그 축에 그녀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나에게 그 축을 선택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사회에서의 삶의 무게를 들어내버렸다. 이제 저울은 평형을 이루고 있다. 아니 오히려 불안쪽으로 기울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들이 나에게 저지른 일들은 왼쪽의 무게를 줄여나가는 일이었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나를 왜 여기에 끌고 왔는지에 대한 목적은 알 수 없었지만 나를 여기에 적응시키려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카톡.... 위이잉....카톡......위이잉...'

나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려왔다. 이제 누가 어떤 내용을 보내건 신경쓰이지 않았다. 더이상 나와는 관계없는 사람들이었기에...

'저 방으로 들어가'

그 남자에 말에 나는 천천히 다음의 방으로 들어갔다. 정면에는 철제 침대가 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본다. 어쩌면 이 공간에 끌려온 뒤 주변을 둘러본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인상착의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대략 8명의 남녀가 있었으며 여자는 모두 정장을 입고 있었고, 남자는 흰 옷을 입고 었었는데 그것이 옷이라기보단 천을 두른 형태로 그리스신화에 나올 법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남자 중 몇명은 나처럼 나체였다. 다만 그들의 성기에는 철로 된 무언가를 착용하고 있었다.

'올라가서 누워.'

누군가 나에게 명령했다. 나는 그 말을 한 것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스멀스멀 침대에 기어올라갔다. 차가운 철의 감촉 때문인지 두려움인지 내 몸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정장을 입은 여자 2명이 다가왔다. 그리고 왁스을 바른뒤 내 몸에 있는 털을 제거해나가기 시작했다. 왁스를 바른 뒤 가장 먼 곳에서 부터 조금씩.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기 시작했고 곁에 서 있던 벌거벗은 이들이 나의 몸을 붙잡은 다음에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었다.

'어흐...으.....아.......하아.....으윽..'

이전의 고통과는 다른 고통에 나는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다음 차례는 그리고 내 성기를 가리고 있던 것들.

'잠.... 잠시만요... 넘.. 아파아..'

그 감정없는 여자들은 그곳에도 왁스를 발랐다.

'제발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마치 내가 듣지 못하는 카운트 다운이라도 있는 듯 그녀들의 손은 쉬지 않고 움직였고, 왁스가 발린 테이프를 붙잡았다.

'끄으으으아아아악~'

내 외마디 비명이 끝나고 나서야 그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그렇게... 내 몸은 깨끗해졌다. 이렇게 표현하기에는 너무 서글펐다. 차라리 도축되기 전의 닭의 모습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올바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녀들은 나에게 길쭉하고 유연한 막대 하나. 하나는 성기를 본따 만든 빈 관을 건낸다.

'이건... 뭐에요?'

'요도에 넣어.'

그녀는 나에게 윤활액을 주며 말했다.

'.....................'

이 비상식적인 사람들이 나에게 또 무엇인가를 시키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짓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도대체.......왜이러는 거에요.....'

'5....4.....'

그 방의 누구도 나의 질문에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긴 것이 내 몸속에 들어온다는 것은 끔찍했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든 카운트다운을 멈춰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 끔찍한 고통이 다시 느껴질 것이었기에... 나는 서둘러 그 길쭉한 막대를 아래에 갖다댄다.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3....2....'

?????

'1....'


'아아아아악! 으흐흑 어걱!'

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카운트다운은 멈추지 않았고, 나는 고통을 받아들여야 했다.

'5......'

이제 카운트다운은 공포로 몰아 움직이게 하는 수단이 아니었다. 내가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가까웠다. 그렇게 나는 태어나서 처음해보는... 할 이유도 없는... 그짓을 하기 시작했다. 막대에 윤활액을 묻히는데....

'1.......'

'으이이익.....악.... 하악...... 큿!'

두번째 카운트다운이 끝났다.


계속되는 고통. 이제 선택지에는 그들이 주는 고통과 어떤 행동에 대한 명령만이 있었고, 내 머리속의 저울은 고통을 피하기 위한 방법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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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ouchable D8

Untouchable 2018. 6. 24. 01:00 |

이렇게 이 곳에는 옷을 입고 있는 그들과. 옷을 입고 있지 않은 내가 있었다.

평소에 아무 생각 없이 걸치고 있던 옷. 그것이 사라지자 나의 자세는 낮아질 수 밖에 없었다. 양손은 그저 내 수치스런 부분을 가리는 용도였다. 의복을 착용할 수 없다는 것에서 나오는 자세의 변화 그것은 보이지 않는 계급이었다.

'지금부터 다시 한 번 사회로부터 너를 격리 시킬거다. 그걸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너 자신이다.'

이미 나는 수억원의 빚을 지고 이곳에 팔려온 것인데... 장기라도 팔겠다는 건가...

'살려주세요! 제발! 돌아가게 해주세요!'

나는 의미도 모른채 목숨을 구걸한다.

'자위해.'

'네!?'

너무나도 터무니 없는 요구에 나는 그저 놀란표정으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다시.

'5...4.......3'

'잠시만요! 갑자기 왜 그러는 거에요!'

'2.....1.....'

내가 외치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듯 그는 수를 세었다. 그리고.

'흐윽.......으아가각?! 이익;'

다시 나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바닥에 뒹굴며 몸을 비틀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그 고통은 바로 내 몸속에 들어있는 그것으로 부터 나온다는 것을.

'5...4.......3'

다시 그가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나는 뒤로 손을 뻗어 그것을 빼 내어 보려고 했지만 그것은 잡을 수도 없을 정도로 깊이 들어가 있어 헛수고였다. 그리고 내가 허둥대는 사이 카운트다운이 끝났다.

'이기기기긱으으그그그!'

극심한 고통이 다시 몸속에서 느껴졌고 나는 한 번도 내본적 없는 소리를 내뱉을 뿐이었다.

'쓸대 없는 짓 하지말고. 자위나 시작 해.'

고통때문에 몸을 이리 저리 굴려대는 나에게 그는 일말의 자비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카운트다운. 이것은 내가 버틴다고 해서 끝날 것이 아님을 직감했다. 나는 일어나 내 것을 손에 들었다. 하지만 고통과 긴장 때문이었을까. 좀처럼 서지 않았다. 이런 공포와 절망속에서 자위하는 것은 변태나 가능한 일이었다.

나는 다시 수치심에 고개를 숙였다. 

그 때였다. 갑자기 몸속에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태 느껴본 적 없는 이물감에 진동까지 느낀 나는 바닥에 몸을 웅크리고 묘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진동의 간지러움과 변의가 느껴지며 그와 동시에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자, 내 것에도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

'아아.....아...'

그렇게 내 것은 서고말았다. 나는 그것을 잡은 손을 흔들기 시작했고 내 얼굴은 붉어져만 갔다. 그 묘한 간지러움에 내 몸은 더 빨리 달아올랐고, 나는 머지않아 결국 사정했다. 수치심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내가 한 행동에 의미를 찾기도 전, 그는 나에게 나의 휴대폰을 주며 끔찍한 명령을 한다.

'지금부터 이걸 니가 아는 모두에게 전송해. 물론 니손으로.'

'5........'

명령과 동시에 그 지랄맞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나의 휴대폰에는 언제 찍었을지 모르는 내 사진으로 가득했다. 옷을 벗고 바닥에서 뒹구는 사진부터 절정에 이르는 동영상까지... 특히 동영상에는 그 누구의 강요도 없이 무엇에 홀린듯 자위하고 절정을 맞은 나 뿐이었다.

........ 그들은 사진따위를 인질로 잡아 나를 옭아매지 않았다. 그저 순수하게 나를 사회에서 매장시키겠다는 의도밖에 없었다. 다시 눈물이 흘렀다. 내가 구걸해봐도 그들에게 통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그들의 명령을 거부할 경우, 다시 내 몸속에 있는 무엇에 나는 고통받을 것이다.

그렇게 '내 손으로' 나의 모든 SNS 그리고 카카오톡의 모두에게 나의 사진을 보내고 만다.


'아흐흐흑.....어그.ㄱ.... 흑......으엉ㅇㄱ....'

나는 폰을 떨어뜨리고 흐느껴 운다.

'카톡. 위이잉... 위잉..... 카톡..'

내 더러운 모습이 퍼지자 마자 쉴 새 없이 울려대는 내 휴대폰, 나는 보고싶지 않았다. 볼 수 없었다. 그가 다가왔고 폰을 들어 내 얼굴앞에 들이민다. 그리고 반응을 보여준다.

이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몇은 나를 비웃었고, 몇은 나를 걱정하는 글들을 올렸다. 그리고 몇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들의 반응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모든 이는 나의 치부를 모두 보았고, 내 사회관계에 지대한 영향이 있을 것이 당연했다.

이렇게 사회와 나의 관계는 다시 한 번 옅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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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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