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눈앞에 보이는 종이. 펜.

잘 읽어봐요.

E는 내가 마음에 들었다 보다. 그리고 종이위에 쓰인 내용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E에게 귀속된다는 계약서. 지난 4개월 간 E만을 바라보며 기다렸던 시간의 보상임에도, 내 손은 쉽사리 움직여지지 않는다.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 이 종이에 담겨있으며, E가 나를 마지막으로 인간으로 대해주는 시간일 것이다. 그 다음부터는 인간 Mongle은 없다.

어때요?

................

왜 대답이 없어요? 이제 와서 싫다고 할 거에요?

아뇨. 마음의 준비가....

알겠어요. 인간으로써의 마지막 순간이니깐 그정도는 기다려줄게요.

E의 말이 이렇게까지 섬뜩하게 들린적은 없었다. 항상 합리적이었던 E. 과연 인간이 아닌 나는 어떠한 대우를 받을지 알 수 없었기에... 나의 마음은 아직도 흔들린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내 앞에 무릎꿇고 거기 적힌 내용을 소리내어서 읽어요. 그 다음은 아래에 서명하시면 돼요. 하지만, 오래 기다리고 싶지 않네요.

시작부터 언밸런스했지만... 여태까지의 E와는 다른 태도에 위화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나는 이자리에 있다. 나는 E의 앞에 자리잡는다. 그리고 E가 가져온 종이 위의 글을 한줄 씩 읽어나간다.

그리고 마지막 항

.........................포기하며, 앞으로 Mongle의 모든 권리는 E에게 귀속됩니다...... 이상 Mongle.

모든 항을 읽었다. 이제 서명만 남은 상태. 나는 펜을 잡으려 손을 뻗는다.

잠시만요. 마음이 바뀌었어요. 모처럼의 순간인데 조금 특별하게 하는게 어떨까요?

네? 무슨 의미죠..?

저는 제 물건에게 손이란 것을 사용하도록 한 적이 없거든요. 다른 방법을 이용해서 서명하세요.

어떤....?

당신의 몸에 있는 구멍을 이용해서 팬을 잡으세요. 그리고 서명하세요.

...............어느 구...멍이요?.......

자꾸 묻지마세요.... 귀찮으니까. 알아서 선택하세요. 정 힘들면 이걸로 선택해 봐요.

E는 나에게 동전 하나를 준다.

앞이 나오면. 앞의 구멍. 뒤가 나오면 뒤의 구멍으로 하면 되겠네요. 하하.

E는 시작부터 나의 인간성을 유린하기 시작한 듯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동전을 잡고 튕긴다. 결과는 앞면.

앞 구멍이네요. 그 구멍에 펜을 꽃을때 당신의 삶에서 손이란걸 쓰는 마지막 기회에요. 서명이 끝나면 당신에게 손이란건 없어요.

네... 알겠어요...

나는 앞을 사용하기 위해 바지를 내린다. 내 아래는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펜을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부끄럽다. 펜에 젤을 바르고, 구멍 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으윽.....ㅇ.윽....

생각보다 펜이 두껍다. 하지만 힘을 줌과 동시에 배출될 것이고 다시 이 고통을 겪어야 함을 알기에 최대한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한다.

으으응ㄱ...윽....으으응......

펜의 2/3정도가 들어갔다. 이제 서명하는 일만 남았다.

펜이 빠지지 않게 조심조심 종이로 향한다. 힘을 많이 주었다간 펜이 빠져나갈 것이고 너무 적게 주었다가는 발기가 풀린다. 그 아슬아슬한 상태를 유지하며 종이에 서명을 하기 시작한다.

M.......O............N...........G......

글자라고 할 수 없을정도로 삐뚤삐뚤한 글씨. 하지만 선을 그을 때마다 종이와 마찰되어 내부에서 느껴지는 진동. 이는 아픔을 수반한다. 그리고 이런 불쾌한 이질감은 이윽고......

으아아악아ㅡㅇ

불쾌한 진동 때문에 내 아래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 펜이 배출된다. 그리고는 여태 쓴 글씨 위에 한줄기 선을 그려버린다. 이제와서는 내가 쓴 것들은 글자로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어찌할바 모르고 E의 눈치만을 살핀다.

이게 뭐죠?

잘못했어요...

아니요.

나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잘못했어요. 다시 기회를 주세요.. 이번엔 실수 안할게요...

나는 필사적으로 E에게 간청한다. 다시 이 처참한 짓을 해야하는 것을 알고 있을텐데도 말이다.

아니요.

나는 고개를 푹 숙인다. 내 실수로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 나는 좌절감에 휩싸인다.

그때.

이정도면 확실히 사람이 쓴걸로 안보이네요. 오히려 이쪽이 더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정말이세요?

나는 밝은 표정으로 E를 바라본다.

하지만 내가 알던 E는 더 이상 없었다.

E는 말한다.

시끄러워.

나는 다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내 아래는 아직도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한 채.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

노예제란.
강한자가 약한자를 힘으로써 굴복시킨 후, 자신의 강함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방법이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지배를 원하는 자는 있을지 모르지만, 자발적 복종을 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며, 있다 할지라도 심리적으로 복잡한 메커니즘이 있을 것이다. (i.e., 지배 혹은 가학으로 인한 만족감 = 복종과 피학으로 인한 심리적 안정감. 이 공식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절대 일방적이지 않다.) 그 중 나는 핀돔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핀돔.
현대적 힘을 나타내는 경제권을 손에 넣음으로써 섭을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성향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요건이다.

1. 돔이 섭보다 경제력이 더 있어야 한다.
2. 주종관계가 안정적이 되었을 때, 평생계약관계(i.e., 결혼 등)라면 더 좋다.
3. 주종에 대한 대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1. 돔이 섭보다 경제력이 더 있어야 한다.

아마 이 요건은 행해지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정상적인 사회에서 경제력이 협의에 의해서 만들어진 주종관계에서 강함으로 작용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FTM 구인시장에서 펨은 희소성을 가지기 때문에 양쪽 모두가 구인에서는 어느 누구도 경제력, 혹은 상대에 사회적 지위에 대한 사항을 우선적으로 점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써 사회적 약자가 주종관계에서 강자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핀돔을 시행하겠다면, 그 돈이 그저 돔의 마음내키는데로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는 둘의 협의에 의해 조절될 수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주 작은 단위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경제력이 강한 섭이 있을 경우, 도구, 대실비 등의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둘의 관계에 이로운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저금 혹은 투자이다. 수입의 대부분을 저금에 사용하고, 나머지로만 생활하는 것이다. 핀돔이 꼭 섭의 돈을 마음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 저금된 돈이 마지막에는 자신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2. 주종관계가 안정적이어야 한다.

DS의 초기단계에서 주종을 맺고 지속적인 관계를 가지게 된다면 확실히 서로간의 신뢰가 생길것이다. 그 때부터는 핀돔적 관계를 시행해도 된다고 본다. 안정적이라는 것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다음의 접근법이 좋을지도 모른다고 본다. 만약 섭이 핀돔을 먼저 제시한다면, 이는 섭이 돔을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음으로 돔이 섭에게 핀돔관계를 제시한다고 하면, 섭은 한 가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만약 내가 돔에게 내 경제권을 주어, "평생 돌려받지 못한다."면?을 생각해 보면 자신이 핀돔을 시행할 적절한 시기를 스스로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버림받아 경제권이 없어지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에게 확실한 방법은 결혼이다. 말 그대로 둘만을 위한 생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돔에게도 이는 법적인 효력이 생기기에 단순한 변심으로 섭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다. 

3. 주종에 대한 대가가 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앞에서 다룬 2가지 방법은 현실적이고 정상적인 핀돔의 고려사항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다룰 내용은, "핀돔과, 유사성행위 서비스업에 종사자"의 차이점을 나타낸다. 조건은 1번에서 다룬, 1.경제력이 모자란, 2.성비에 따른 희소성, 3.주종관계의 지불의 대가화이다. 물론 자신이 모를수도 있고, 스스로의 모습을 부정할지도 모르겠으나, 인정해야 한다. 위 조건에 2개 이상이 해당한다면, 유사성행위 서비스업 종사자이며, 지금 하고있는 그 행위는 불법이다. 핀돔이란 이름을 달고, 정상적으로 핀돔활동을 하는 DS관계에 있는자들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 하는 바램이다. :)

이상 해본적 없는 고찰 끝.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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