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소설속 다음의 대사에서 요약된다.


노예제가 있는 곳에서 노예를 가지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Masochist(이하 M, Submissive, Slave 성향 포함)은 기본적으로 능력과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우리는 노예제가 폐지된 사회에 살고 있지만 이미 누군가는 노예이기 때문이다. 아무 가진것도 없으면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도 없이, 노력도 없이, 특히 사회의 탓만 하는, 그런부류는 이미 사회적으로 노예와 다름 없다. 노예제 사회의 노예가 제도에 의해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당했다면, 이들부류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M은 노예가 될 수 있지만, 노예는 M이 될 수 없다. 아니, M이 될 자격이 없다.

Sadist(이하 S, Domination, Master/Mistress 성향 포함)에게 빼앗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S의 입장에서, 빼앗을 것이 없는 M이 매력이 있는가?


이는 '모피를 입은 비너스'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알 수 있다.

소설의 남 주인공 제베른은 초기에 여 주인공인 폰다예프에게 자신의 권리를 가져갈 것을 부탁한다. 이는 그녀가 비성향자에서 S로 변해가는 초기단계였지만, M이 가진 것을 빼앗는다는 것의 관점에서 볼 때 그다지 솔깃한 제안이 아니었다. 그녀 자신에게는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완전히 제베른의 권리를 손에 넣은 다음에는, 노예제가 없는 곳에서 노예를 얻음으로써 우월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두나예프는 어떤 그리스 애인을 이용하여 제베른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다. 그 때 제베른은 실제로 공포를 느끼며 후회했을 것이다. 처음에 자신이 생각했던 그녀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마저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 때 그녀는 제베른이 가진 모든 것을 가져갔다고 생각한다. 그 후 스토리는 끝이 난다, 두나예프가 떠남으로써.

독자라면 이후의 정말로 제베른의 주도권이 0가 된 뒤의 스토리를 꿈꿨는지도 모른다. 나도 처음엔 그러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두나예프는 이제 더 이상 제베른에게 관심이 없다. 더 이상 빼앗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M이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 하는 이유이다.


언젠가 M인 내가 S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된다는 피할 수 없는 함정이 있지만...



여담.


가학과 피학의 관점.

가학과 피학관점에서는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가학과 피학이 소유와 피소유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가학자가 피학자의 '고통받지 않을 권리'를 가졌기 때문이다.


좋은 S의 특징(플레이 성향도 중요하지만 3번 항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함).

1. 인간으로서 호감을 느낄만한 능력이 있다.(매력, 지력, 재력, 사고력, 상상력; 등)

2. SM에 대한 자신만의 지론, 중심이 있다.

3. No를 Yes로 만드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도록하는 치밀함과 인내심을 가지고 있다.

   (좋게말하면, 애정을 가진다. 나쁘게 말하면, 키워서 잡아먹는다.)




물론 까다롭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것이 없는 관계가 오래갈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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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XX일

한 카페


나는 E앞에 앉아있다.

E의 것이 되기 위해. 그리고 나의 존재를 포기하기 위해.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꽤나 긴 대화를 했다. 그 시간은 자그마치 2달이 걸리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E는 나에게 있어 그저 먼저 이야기를 걸어준 사람일 뿐이었지만 지난 2개월은 인간으로써의 E를 판단하기에 층분한 시간이었으며 돔으로써의 자질 또한 판단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물론 보시다시피 나는 E에게 푹 빠졌고 나는 내 발로 이 자리에 나왔다. E가 다시 한 번 나를 확인하겠지만 나 또한 그럴 것이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의 눈으로.


E의 첫 인상은 귀여웠다. 본인이 아무리 귀엽지 않다고 한들 자신의 겉을 쉽사리 바꾸지는 못하리라. 외모와 앳된 목소리는 갓 새내기를 벗어난 대학생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미소. 가징 인상깊은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귀여움을 담고있지만 한편으로는 왠지모를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나의 본능이 E가 돔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건지도 모른다.


나는 최대한 침착하려 했다. 나의 본능을 숨기기 위해 가끔씩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오면 깊게 심호흡을 하고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


오늘은 최대한 사람인 척 해야해. 스스로 당당한 모습을 보여줄거야.


마음속에서 몇 번이고 되뇌였지만, 어느순간부터 E가 내가 찾고 있는 사람이란 것 그리고 E에게 내 모든것을 맡기고 싶다는 느낌이 절실해진다. 


속마음을 들키지 않을꺼야.


나는 더 이상 E의 눈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내 마음를 읽혀버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지만 내 얼굴은 달아올랐을 것이다. 평범한 미팅이었으면 여자를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찌질한 변태로 보였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것이 내 마음을 숨기는 유일한 방법이다.


어느 순간보다 길었던 첫 만남.


하지만 나는 E에게 아직 이야기 하지 못했다. 타이밍을 노리다가 미루고 미뤄져 이야기가 끝났음에도 아직 이야기 하지 못한 것이다.


만남은 거의 막바지로 가고, 마지막 인사를 남겨둔 참이다.


지금은 타이밍이 좋지 않아...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야기 해야해.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나는 돌아서서 걸어가는 E를 불렀다. 그리고 말했다.


E를 모시고 싶어요. 어떤 것이던 할 수 있다는 거짓말은 하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열심히 해 볼게요. 앞에선 모든 것을 다 내려 놓을게요.


E는 알고 있었다는 듯 미소짓는다. 그리고는 말한다.


글쎄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천천히 알려드릴게요.


나는 오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관계의 시작은 스스로의 포기로 부터 시작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

이 관계는 내가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E가 나를 인정함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었다.


나는 멀어져가는 E를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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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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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는 나이에 비해 엄청 성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발적인 복종을 이끌어내는 돔이 되는게 제 로망이에요.


그래서 먼저 마음을 뺏기로 하셨군요.


M이 저의 일상에 대해 물으시기에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마 저 스스로 일상에도 충실하신 분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인거 같아요.

일상에 충실하지 못한 분을 모시다보면 현실속에서 언젠가는 마음이 떠나가더라구요.


그렇죠. 에셈때문에 일상이 흐트러져선 안돼요.

주인님 때문에 일에 집중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면, 전 정말 혼낸답니다.

그 외에는 저에게 집중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갖게 되셨어요? 일반적으로 섭이 가진 것을 앗아가려는게 돔 아닌가요?


전 당연히 이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요?


오히려 제 스스로를 더 내려놓고 싶어지네요.


일반적으로 Submissive(이하 섭)는 Dominant(이하 돔)에게 자신의 권력을 이양함으로써 지배를 받는다. 즉 자신을 낮추어 상대방을 높인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돔 또한 섭을 플레이를 통해 낮춤으로써, 스스로를 높인다. 이것이 서로의 질서를 정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이는 돔과 섭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이는 매우 1차적인 생각이다. 서로의 주도권을 하나의 파이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섭이 파이를 포기하거나 돔이 뺏아감으로서 섭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한다는 관점이다. 그러므로 여기에 해당하는 돔들은 일상적인 측면에서도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섭에게 미치려 한다.


그렇기에 위의 대화는 E의 생각이 현실을 잘 반영하며, 디엣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넘어선 정도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음은 주제넘지만 그 전제를 추측해본 것이다.

우선, 디엣관계는 이미 정해졌다. 그 의미는 관계에서 권력이 완전히 이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도권이 섭이 이양해야 하는 파이의 일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러한 전제를 깔면, 돔은 언제든, 어디서든, 원할 때, 섭의 바닥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영향력을 미쳐서 자신을 과시하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에게 주도권을 내어 놓으라고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다만 섭이 역할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에 버리면 끝이다. 또한 한가지 다른 전제는 우리는 현실속에 살고 있다. 누군가의 삶을 100% 책임지고 관리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는 주도권을 100%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위의 추측에 대해 E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섭 지망생으로써 위의 생각에 편승하여 스스로의 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문제는 위 전제에서 부족한 점은 현실로 인해 가질 수 없는 x%의 주도권이다. 그렇기에 부족한 나머지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봤다.

탈무드를 읽어본 적 있다면 노예가 가진 아버지의 유산 중 하나를 택하여, 자신의 모든 상속재산을 되 찾아야하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유형적인 것이 아닌 무형적인 것으로 까지 포함시킨다면 어떨까?

즉, 섭의 능력(모든 방면에서의)을 높인다면 돔 스스로가 가질 수 있는것이 +a로 커지는 것이다. 잘만 하면 주도권으로 채우지 못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100%를 넘어 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섭의 능력또한 이미 돔에게 귀속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려 할 때, 섭의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가치와 지배, 관리력까지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소유되는 섭이지만, 일상에서 심지어 다른 돔들보다도 나은 능력이 있다면, 보이지 않지만, 그 섭을 가진 돔이 다른 돔들보다 훨씬 성숙하며, 더 높은 눈높이에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섭의 능력을 내가 가졌다고 하여 E가 남을 내려다 볼 정도로 그렇게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은 알지만, 내가 E가 다른 돔들보다 훨씬 나은 위치에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이양하지 못한 x%를 +a로 채우기 위해 내 삶에도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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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와 안지도 1개월이 다 되어간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원하는 전개가 아직 이루어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E와의 대화에서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낀다. 우리의 대화가 일반적 DS관계의 대화와는 달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만약 시작도 하기 전 부터 나의 바람처럼 E가 구속하기 시작했다면 조바심만 더 커져 오히려 E로부터 멀어졌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점에서 E는 사람..? 다루는 법을 아는 듯 하다. 그리고 나는 기다리는 법을 배워가는 것 같다. 마치 맛있는 뼈다귀를 앞에 둔 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물론E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일 수 있는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법을 말이다.


그로써 최근 들어 글을 쓰고 있다. 기다림이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너무 길어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서, 예전에 기다림에 대해 R에게 투정을 부린 적이 있다. R은 나의 투정을 듣고나서, E를 만날 때 까지 E를 조금이나마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어떠냐고 하였고, 나는 글쓰기를 선택하였다.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지금까지의 1달 간의 모든 대화를 모아서 종합하고 감상문을 썼다. 음.... 스스로가 한 말이지만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쑥쓰럽기도 하다. 이 만남이 이어져 먼 훗날에 다시 읽는다면, 분명히 이불킥을 할 것이라..


다음으로는 E가 좋아하는 놀이를 주제로 순전히 내 입장에서 글을 써 보았다. 단순히 내가 다른 성격의 사람이 쓴 글을 읽어보는게 좋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결과는.... 아마 성공적인 것 같다. E가 괜찮다고 이야기 해 주었기 때문이다. E는 매우 예의바르기에, 아직는 사람인 나에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E의 칭찬이 나에게 새로운 동기부여를 해 줌에는 틀림없다.


이 동기부여 외에도 E는 나에게 조금 더 생각하여 글을 쓰도록 해주었다. 내 글은 직접적인 놀이에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조금 감정적으로, 사상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E가 나에게 이렇게 쓰라고 지시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다. 다만 E의 글을 읽고나서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다.


E는 의도치 않은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E에 맞는 것이 되기 위해 다가가는지도 모르겠다. E와 절대 동등해 질 수는 없지만 E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이렇게 하루 이틀 나는 E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 어떻게 기다리는 방법이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E를 만날 수 없는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적절한 방법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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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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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그리스인들이 그랬던 것 처럼 멋지고 자유롭고 쾌활하고 행복한 인간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따분한 일상의 일을 대신해주고 특히 일을 도맡아 해줄 노예가 필요하지요. - 제베른 폰 쿠지엠스키


물론 그렇지요. 누구보다도 나 같은 올림포스의 여신에게는 노예가 필요해요. 그러니 나를 조심하세요.

반다 폰 두나예프 - 모피를 입은 비너스 中





며칠간의 대화를 거쳐 나는 E에게 자연스레 호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곤 어찌하면 E의 호감을 얻을까 매일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물건들의 설명서를 만들었다.

알고있는 지식을 정리했다.

그리고 포스팅 했다.

E가 좋아할 물건들을 구매했다.

그리고 방송을 했다.


사실 이 때의 감정은 순수한 썸과 비슷한 감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매일 저녁 E와 함께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

그리고 어느 날.


님과 이렇게 떠들 수 있는 순간도 많이 남지 않았겠죠??

사람일때 장난 많이 쳐 둬야지 히히


...정적이 흘렀다.


저 당신 안볼거에요.


나는 당황했다.


네?


이미 끝났어요.


실제로 한말

--------------------------------------------------------------------------------------------------------------

아뇨 그게 아니구

철저하게 따를게요

두배 세배로 혼나고 열심히 할게요

한번만 더 기회를...

그런게 아니었단 말이에요

--------------------------------------------------------------------------------------------------------------


나는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이미 빠져 들었기 때문이며,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알겠어요. 그런걸로 해두죠 뭐.


깨달았다. 동등하게 대화하고 있지만 주도권은 나에게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 관계는 애초에 동등할 수 없다는 것을,


E는 자연스럽게 일깨워준 셈이다.

그리고 이 일이 있던 이후로 나는 내 스스로 ○ 지○○이 되었다.



대화가 길어질 수록 자연스레 느낄 수 있었다.


저같은 사람이랑 즐기시는 분도 있구? 강○○이나 도○로 보시는 분들도 있죠?


전 개○○로만 봐서... 하하. 절대 연○가 될 수 없죠.


그렇군요. 남자친구와는 별개인 셈이군요. 하지만 남자친구랑 하실 때는 흥미를 못느끼지 않을까요?


그럼 ○만 들이는걸로. 하하.


E의 가치관은 확실했다. 기어오르면 짖밟는다는, 심하면 버릴 것이라는,

나는 E를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제 반말을 듣는 건 ○의 특권이에요.

그 전까지는 저와 동등한 사람이죠.


그리고 더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람으로서 E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커져만 갔다. 


흡사 나를 애태우는 듯 했다.






그리고 어느날. 나는 저질러 버렸다.


만약.. 제가 자발적으로 따르게 된다면 싫어하실건가요?


좋죠. 


E님은 자유롭게 생활하시되.. 전제 스스로 E님의 ○이 되고 싶어요

E님은 그저 심심하실때.. 저를 데리고 놀기만 하셔도 되구요;


음..


단지 E님의 장난감이면 괜찮을거 같아요.....

굳이 ○이라는 자각없이,


안돼요.
그러면 제가 너무 죄송스러워요.


여기서 E는 거절했다. 하지만 나는 내 생각을 더 이야기 하고 싶었다.


그게 지○○에 어울리지 않을까요??
나중에 선택은 E님이 하시면 되요
전 괜찮아요.. 이렇게라도 더 가까워지고 싶어요.

제가 들은 바로는...
M님한테 하대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거 같네요


저에게... 미안해하지는 마세요..
네.. 하지만 ○이실 필요는 없으세요.
○으로써 여유가 안되신다면
그저 새○로써 괴롭히기만 하셔도 되구... 아니라면 그냥 심심풀이로 삼으셔도 되구요...


저는 아무에게나 하대하지 않아요.
하대하게 되면 상대방을 얕잡아보게 되고

그렇게되면 저도 모르게 실수할수도 있으니...


그걸 아시는 분이라면 그러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그걸 모르시는 분이야말로..
그런 실수를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죠 ○이면 다 하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E님은 아니시잖아요..


그걸 굉장히 안좋게 보기에 실수를 안하기 위해.


그래서 말씀드리는거에요..
돔이 되실필요는 없으세요.
여유가 생기실 때 까진....


○이라고 M님을 낮춰 볼 생각이 전혀 없어요.
그리고 이런말 하긴 그렇지만
제 ○이된다는건 제 반말을 들을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해요.


그렇군요....

그럼 절 이 상태에서만 괴롭힐 수도 있지 않으신가요??

다만 제가 E님을 더 받들수는 있지 않을까요??
전 섭이 아니라 섭 지망생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거에요...


너무 과분하실 정도로..
전 그만한 ○도 아닌데..


아뇨.. 제가 봰 분들중엔...

그런 생각하시는 분들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보다 한단계 더낮은 입장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은 E님에게 허락받으면 될 수 있는거구...

지금 전 그저 제 스스로 따르고 싶어하는거니깐요...

너무 감사할 따름인걸요.


허락해 주셨으면 해요.

E님의 시간을 더 빼앗거나 하진 않을게요.

다만 E님이 필요하실 때 모시는 지○○이 되고싶어요.


누군갈 내려깔고 볼입장이 안되기에


가○과 피○이 항상 누군가를 내려까는건 아니니깐요.
하대하실 필요도 없으세요..
말 한마디 없이 괴롭힘만 당할 수도 있는거구...
그 모습을보고 기뻐하셨으면 좋겠어요..
전 말씀드렸다 시피 고통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라서

고통을 다 받아들인답니다... 그모습이 E님을 즐겁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왕관도 제 스스로는 쓰지 않죠..... 아프니깐요.....


제가 예전에 말씀 드렸다시피..

포스팅을 보고 마인드가 좋으신거 같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지금도 마인드는 좋으신분이라고 생각되네요.


감사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유가 되면 바로 만나뵙고 싶어요.


그렇군요.


E는 완고했다.

나는 구질구질했다.


생각해보면 한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한 것 치고는 꽤 긴 시간이었다,

사실 일반적인 관계였다면 여기서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관계는 조금 달랐다.

왠지 거부당할 때 마다.... 내 마음속에선 무게중심은 한꺼풀씩 더 벗겨져 갔고,

관계의 저울은 E의 방향으로 기울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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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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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벌써 지난 8월이라니.... 참.... 시간 빠르네요 ㅎㅎ




사랑에 있어서 평등은 있을 수 없습니다.

상대를 지배할 것인지, 아니면 상대에게 지배를 받을 것인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 같은 경우에는 아름다운 여인의 노예가 되는 편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사건건 바가지나 긁어대며 괴롭히려 드는 여자가 아닌, 차분하고도 자의식에 찬 엄격함으로 상대를 다스릴 줄 아는 여자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 제베른 폰 쿠지엠스키 - 모피를 입은 비너스 中




1,


오늘도 나에게는 평소와 같은 하루였다.

E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기 전 까지는,


안녕하세요. 저는 E라고 해요. 포스팅 하신 내용 보고 연락드렸어요.

괜찮으시면 계속 연락 주고받아도 될까요?


나도 E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남다른 특징을 가진, 가끔 온라인 방송을 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부터 대쉬를 받는,

그렇기에 나 따위에게는 관심이 없을.


아 물론이죠.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이네요.


이 후로 나의 포스팅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내가 여러가지 신기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중 E의 특히 관심을 끈 것은...

과장되게 말해 Ω형으로 생긴 것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물건이었다.


갖고 싶었던 건데 쉽게 구할 수 없어서 써보질 못했어요 어떤가요?


직수입한 제품이랍니다. 확실히 못 움직이죠..


다음으로는 도구 와는 별개로 나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였다.


이 문구가 마음에 들었어요. 감각까지 통제당하고 싶다는거 였나..?


이 부분이 사실 E님과 반대의 특징을 가진 모든 이들이 원하는 것이죠.

현실에서는 쉽게 실현가능하지 않지만,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있어 E는 내가 원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 중 하나였으며, 어떻게든 빨리 스스로를 낮추어 다음 진도로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언제 괜찮으시면 차나 한잔 해요. 원하시면 물건들의 시연회도 해드릴게요.


네. 제가 바라는 때가 오면..


네?? 네.. 알겠어요. 그럼 오늘은 늦었으니깐 자러 갈까요?


네. 안녕히주무세요~


E와의 첫 대화는 그렇게 끝났다.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나는 잠들었다.






누구나 노예를 거느리고 있는 곳에서 노예를 소유한다는게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여기 이렇게 문명화되고 이성적인 속된 세계에서 나 혼자만 노예를 소유하고 싶어요. 그것도 법이나 나의 권한, 어떤 폭력이 아니라 오로지 내가 지닌 아름다움과 인간적 매력에 끌려 자기 발로 내 손아귀에 들어오는 그런 노예를 말이에요. 어때요? 매력적이지 않나요? - 반다 폰 두나예프 - 모피를 입은 비너스 中


2.


이 후로는 며칠에 거쳐 서로의 특별한 관심사, 서로의 생활 등 이야기를 이어갔다.


관심사.


이 길로 들어가는건 아직 해보지 않았어요.

이 기능을 이용해 여러번 방출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충분한 마찰을 통해 다른 성분의 것도 방출할 수 있데요.

천장을 이용해보고 싶어요.


이 길로 들어서는건 쉽지 않지만 다른 느낌이었어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겠군요.

쉽지 않겠는데요?

마침 150kg까지 버티는 제품이 있네요.


나에게 E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성격.


할당량은 채워야죠! 강제로라도 무슨 짓을 당하더라도,


그럼 안도망가나요?


못 도망가도록?


도망가면 도망가는대로 놔둘래요.

그리고는 다신 절 못보겠죠. 도망가는걸 막진 않아요..


그럼 꿈틀거리는건....?


E는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에 대해 관대했다.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음을 알고 있어서일까...

나는 E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E와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E에게서는 남들과 다른 묘한 끌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BB에 대하여.


아까 꿈틀거리는 것 때문에 생각난건데... 전 BB를 좋아한답니다.


왜 하필이면 BB를 좋아하시는거죠?


나는 흠칫했다. BB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쓴답니다.


저는 후회하는 생물이지만 같은 실수도 반복한답니다.


무슨 뜻이죠?


그 순간에는 후회하며 고통스러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지만, 다음번에 다시 생각나기 때문이죠.


역시 제가 보는 눈이 있군요. 히히


BB를 좋아하는 E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다. 하지만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의 대사는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무서운 이야기였다.


세상에 못하는 건 없어요... 안하는 것 뿐이지.


이 때 도망치지 않은게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인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방송.

방송을 위해서 즐거움을 포기 할 때도 있죠.

관객의 반응이 재미를 줄 때도 있어요.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주로 방송을 하죠.


나는 잠자코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접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분야였기에, 


내가 느낀 E를 종합하면

귀엽다고 생각했다.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했다.

무섭다고 생각했다.

치유계라고 생각했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예의바르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요소.


현실의 우리에 대해.

나는 20대 후반의 인턴을 하는 취준생.

E는 20대 초반의 엘리트 학부의 대학생.


평범한 루트를 타고 있는 나와는 달리...

E는 수재였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자신의 삶에 충실한, 한번 정한 규칙은 스스로에게도 적용해 무조건 이행해 가는,


여기서.

나는 어쩌면 E와 함께라면 현실을 넘어서,

내가 가진 모든것을 한꺼풀씩 벗겨.. 나중에는 모든 것을 앗아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확실한 것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E에게 빠져들고.. 


아니.


이미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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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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