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벌써 지난 8월이라니.... 참.... 시간 빠르네요 ㅎㅎ




사랑에 있어서 평등은 있을 수 없습니다.

상대를 지배할 것인지, 아니면 상대에게 지배를 받을 것인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 같은 경우에는 아름다운 여인의 노예가 되는 편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사건건 바가지나 긁어대며 괴롭히려 드는 여자가 아닌, 차분하고도 자의식에 찬 엄격함으로 상대를 다스릴 줄 아는 여자를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요? - 제베른 폰 쿠지엠스키 - 모피를 입은 비너스 中




1,


오늘도 나에게는 평소와 같은 하루였다.

E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기 전 까지는,


안녕하세요. 저는 E라고 해요. 포스팅 하신 내용 보고 연락드렸어요.

괜찮으시면 계속 연락 주고받아도 될까요?


나도 E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남다른 특징을 가진, 가끔 온라인 방송을 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부터 대쉬를 받는,

그렇기에 나 따위에게는 관심이 없을.


아 물론이죠. 재밌게 보셨다니 다행이네요.


이 후로 나의 포스팅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오갔다.

내가 여러가지 신기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중 E의 특히 관심을 끈 것은...

과장되게 말해 Ω형으로 생긴 것으로 사람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물건이었다.


갖고 싶었던 건데 쉽게 구할 수 없어서 써보질 못했어요 어떤가요?


직수입한 제품이랍니다. 확실히 못 움직이죠..


다음으로는 도구 와는 별개로 나에게 관심을 갖게 된 이유였다.


이 문구가 마음에 들었어요. 감각까지 통제당하고 싶다는거 였나..?


이 부분이 사실 E님과 반대의 특징을 가진 모든 이들이 원하는 것이죠.

현실에서는 쉽게 실현가능하지 않지만,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있어 E는 내가 원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 중 하나였으며, 어떻게든 빨리 스스로를 낮추어 다음 진도로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언제 괜찮으시면 차나 한잔 해요. 원하시면 물건들의 시연회도 해드릴게요.


네. 제가 바라는 때가 오면..


네?? 네.. 알겠어요. 그럼 오늘은 늦었으니깐 자러 갈까요?


네. 안녕히주무세요~


E와의 첫 대화는 그렇게 끝났다.

쉽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라고 생각하며,

나는 잠들었다.






누구나 노예를 거느리고 있는 곳에서 노예를 소유한다는게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여기 이렇게 문명화되고 이성적인 속된 세계에서 나 혼자만 노예를 소유하고 싶어요. 그것도 법이나 나의 권한, 어떤 폭력이 아니라 오로지 내가 지닌 아름다움과 인간적 매력에 끌려 자기 발로 내 손아귀에 들어오는 그런 노예를 말이에요. 어때요? 매력적이지 않나요? - 반다 폰 두나예프 - 모피를 입은 비너스 中


2.


이 후로는 며칠에 거쳐 서로의 특별한 관심사, 서로의 생활 등 이야기를 이어갔다.


관심사.


이 길로 들어가는건 아직 해보지 않았어요.

이 기능을 이용해 여러번 방출할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충분한 마찰을 통해 다른 성분의 것도 방출할 수 있데요.

천장을 이용해보고 싶어요.


이 길로 들어서는건 쉽지 않지만 다른 느낌이었어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겠군요.

쉽지 않겠는데요?

마침 150kg까지 버티는 제품이 있네요.


나에게 E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성격.


할당량은 채워야죠! 강제로라도 무슨 짓을 당하더라도,


그럼 안도망가나요?


못 도망가도록?


도망가면 도망가는대로 놔둘래요.

그리고는 다신 절 못보겠죠. 도망가는걸 막진 않아요..


그럼 꿈틀거리는건....?


E는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에 대해 관대했다. 자신에게 주도권이 있음을 알고 있어서일까...

나는 E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E와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E에게서는 남들과 다른 묘한 끌림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BB에 대하여.


아까 꿈틀거리는 것 때문에 생각난건데... 전 BB를 좋아한답니다.


왜 하필이면 BB를 좋아하시는거죠?


나는 흠칫했다. BB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죠,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쓴답니다.


저는 후회하는 생물이지만 같은 실수도 반복한답니다.


무슨 뜻이죠?


그 순간에는 후회하며 고통스러워 다시는 하고 싶지 않지만, 다음번에 다시 생각나기 때문이죠.


역시 제가 보는 눈이 있군요. 히히


BB를 좋아하는 E에 대해 두려움이 생겼다. 하지만 멀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의 대사는 내가 들어본 것 중 가장 무서운 이야기였다.


세상에 못하는 건 없어요... 안하는 것 뿐이지.


이 때 도망치지 않은게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인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방송.

방송을 위해서 즐거움을 포기 할 때도 있죠.

관객의 반응이 재미를 줄 때도 있어요.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주로 방송을 하죠.


나는 잠자코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접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분야였기에, 


내가 느낀 E를 종합하면

귀엽다고 생각했다.

호기심이 많다고 생각했다.

무섭다고 생각했다.

치유계라고 생각했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예의바르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요소.


현실의 우리에 대해.

나는 20대 후반의 인턴을 하는 취준생.

E는 20대 초반의 엘리트 학부의 대학생.


평범한 루트를 타고 있는 나와는 달리...

E는 수재였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자신의 삶에 충실한, 한번 정한 규칙은 스스로에게도 적용해 무조건 이행해 가는,


여기서.

나는 어쩌면 E와 함께라면 현실을 넘어서,

내가 가진 모든것을 한꺼풀씩 벗겨.. 나중에는 모든 것을 앗아 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확실한 것은

이야기를 나누면 나눌수록 E에게 빠져들고.. 


아니.


이미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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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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