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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20 해본적 없는 놀이 - Wake up call

나는 다시 형틀에 올라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성보다는 어찌해야할지 몰라하고 있다.


오늘 주어진 나의 임무는 E를 깨우는 것이다. 아침부터 약속이 있는 E는 어젯밤 나에게 깨워달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E를 방해하는 알람과 같은 잡음에 깨고 싶지 않다고 했다. 즉슨 불필요한 방해요소와 접촉을 피해. 쾌적하고 기분좋게 깨워야 한다는 의미다.


소근소근 작은 목소리로 E를 불러본다. 반응이 없다.손을 사용하려다 멈칫 한다. 불필요한 접촉이기 때문이다. 약속한 시간은 가까워지고 나는 초조해진다. 그리곤 최후의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E의 잠자리로 다가가 발 아래에 멈추어 섰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엄지발가락부터 핥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큰 반응은 없다. 큰 자극이 아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음?'


나는 뒤로 나뒹군다. 코 언저리가 얼얼하다. 간지러움을 느낀 E가 나를 차버린 것이다. 하지만 멈츨 수는 없었다. 제 시간내에 깨우지 못하면 어떠힌 벌이 기다리는지 알 수 없었기에 나는 조금 위험한 선택을 하기로 했다.


내 혀가 조금씩 위로 향한다. E의 정강이뼈를 따라 유리처럼 부드러운 종아리와 무릎을 지나 나는 허벅지에 다다랐다. 허락맡지 않았는데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면서도 나는 E를 깨우는데 온 정신을 쏳는다.


발을 핥을 때 와는 달리 위에서는 작은 소리가 들린다. 아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음?'


나는 또 다시 뒤로 밀려났다. E가 손으로 나를 밀쳐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 없었기에 나는 다시 E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만다.


내가 쳐다봐서도 안돼는 부위를 통해 조금이나마 E를 깨울 자극을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나는 조심히 혀를 갖다댄다. 수컷으로써 다다를 수 없는 곳. 내가 접근할 수 있는 한계를 가진 그 곳이. E와 나와의 관계. E가 정한 금계. 그리고 나의 한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쫘악!

일단 E는 깨어났다.

하지만 어느 때 보다 불쾌한지도 모르겠다.


...죄송해요...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내 잘못이다. E가 원하는 우선순위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방 한 구석에 있는 형틀로 간다.

일전에 언급한 것 처럼, 주로 E의 유희를 위한 도구이지만, 오늘과 같은 날에는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하기위한 도구가 된다. 심지어. 지금은 아침 7시. 오늘은... 긴 하루가 될 것 같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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