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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7.11.21 해본적 없는 놀이 - Object

Reprogramming은 점차 수위를 높여가는 것 같다. 

또한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알 수 없다. 잠을 자려고 눈을 감아도 귀에서 들리는 주문과 같은 목소리와 아래에 전해지는 자극. 눈을 뜨면 다시 눈앞에 펼쳐지는 처참한 광경.

나는 무서웠다. 내가 원한건 이런게 아닌데... 그저 한 여성을 바라보며 살아가기에 섭이라는 명목이 좋았을 뿐인데... 이건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E는 나를 정말로 지워버리려 하고있다.

으으읍!읍 읍으응그윽!을느륵!

재갈이 물려 의사표현도 할 수 없는 나는 겁에 질려 벗어나려 몸부림친다. 하지만 내 몸에 달린 구속구들은 나를 옭아매고 있다. 아주작은 링. 가죽을 덧댄 조잡한 수갑. 개목걸이. 인간을 효율적으로 구속하기 위해 인간이 발명한 잔인무도한 작품들. 나는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끄으으응으익!끄으으이!이이이이!익!

주기적으로 오던 전기자극과는 다른 아주 강렬한 자극. 이건 처벌이다. 낙인이다. 그리고 E의 각오이다. 주인되는자로부터의 비음성적 표현, 하지만 당하는 이에게는 벗어나려는 노력이 헛수고이며 어서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적 메시지. E는 그저 손가락 하나로 버튼 하나를 누를 뿐일 것이다. 나에게는 방금 행동을 후회할 때까지. 아니. 다시는 생각조차 못할정도의 고통. 고통은 내가 뉘우칠 때 멈추는게 아니기에, 나는 E의 선처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마침내, E의 처벌이 멈춘다.

고통에 끝에서, 내자신이란건 없음을, E의 소유물일 뿐임을, 나는 벗어날 수 없음에 절망한다. 처음 섭으로 받아들여졌을 때의 기쁨따윈 없다. 쓰여지고 있다는 감각 뿐. 결국 E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나에게 색깔을 입혀버렸다.

나를 강제로 서 있게 만들었던 구속이 풀린다. 나는 힘없이 그자리에 주저앉는다. 근육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극도의 고통은 내 몸에 스트레스를 쌓았고 나는 피로감을 느낀다. VR장비와 이어폰이 벗겨진다. 나는 현실세계로 돌아왔다. 눈앞에는 E가 있다. E의 눈앞에는 눈물과 콧물로 엉망진창이 된 내가 있다. E는 말없이 나를 쳐다본다. 내 몸은 떨고 있다. 추위인지, 피로인지, 아니면 공포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으앙ㅇ응으ㅓ읍으어...

나는 크지 않은 목소리로 읇조린다.

E는 내 재갈을 푼다.

준비 되었어?

내가 대답할 차례이다. 하지만 이것은 충성심으로부터 나오지 않는다. 정말 물건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절망. 더 이상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후회. 마지막으로 내가 내 다짐, E의 각오로 부터 벗어나려고 하면 찾아올 공포. 이 모든 감정이 섞인 한마디.

네.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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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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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있었던 부화의 과정 이후에도 나의 백지화는 지속적으로 시행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시간이 수 없이 흘러갔다. 고통도 없다. 잠도 오지 않는다. 성욕도 없다. 먹고, 싸고, 자는 것 만 허용된 나날들.. 그럴 때 마다 나는 그저 무엇인가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E에게 충성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그저 내가 가진 감각을 이용하고싶고,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지금 나에게 누군가 무엇인가를 시킨다면, 순전히 그것만 하게될지도 모른다, 마치 기계처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를 어느 날. 나는 소리를 듣게 된다. 헤드폰이 씌워진 것 같다.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삐.


규칙적인 음. 내 귀는 장시간의 고요함에서 풀려났다. 그리고. 다음으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익숙한 목소리. 목소리는 차분하고 조용하게 규칙들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1. 나는 노예이자 물건이다.

2. 나의 몸과 정신은 주인님의 것이다.

3. 나는 항상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4. 나는 주인님의 생각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5. 주인님의 명령은 항상 합리적이다.

6. 나는 주인님의 몸을 함부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7. 나는 복종에 대한 대가를 바래서는 안된다.

8. 나는 주인님이 나에게 행하는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한다.

9. 나는 주인님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

10. 내 자신을 되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내 목소리는 아니지만 익숙한 목소리. 점점 빠져듦을 느낀다.


다음은 시선.
안대가 벗겨진다. 오랜 어둠으로 부터 빛에 적응하기 무섭게 나에게 VR장비가 씌워진다. 내용은...

여성들에게 남성들이

구속당한다.

목줄을 차고 끌려다닌다.

전기적 자극을 당한다.

매를 맞는다.

구타를 당한다.

자비를 구한다.

정조대가 채워진다.

강제적으로 사정당한다.

구두를 핥는다.

봉사한다.

뒤를 범해진다.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억압당한다.

......................................................

......................................................

...............................................

................................

...................

.....

끔찍하기 그지 없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긴 어둠과 고요의 끝에서 내게 보여지는 것들이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감각.

나의 아래에 이상한 것이 부착된다. 진동기 인듯 하다. 특별한 변화 없이 얕은 진동을 끊임없이 나에게 보낸다. 절대 사정할 수 없는 정도의 강함. 그저 Edge에 가까워지도록 맞춰진 듯 하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전기적 충격. 이는 극심한 고통으로 그간 느꼈던 쾌락을 잊게 만든다. Edge의 감각은 유지된 채. 사정만을 생각하게되는 물건이 되어버린다.


눈앞의 의도된 광경. 눈을 감아도 흘러들어오는 속삭임. 극도의 흥분상태를 유지하는 감각. 아무것도 느낄 수 없도록 백지화되어 가장 강한 집중력을 가진 나에게 흘러들어오는 강렬한 자극들에. 나는 다시 혼란을 겪는다. 내가 있는 장소. 내가 흘려보낸 시간. 내가 속해있는 위치. 현실과는 동떨어진 감각들에. 빛을 잃은 나는 점점 눈앞의 환경에 물들어간다. 내가 속한 곳, 나의 위치, 나의 앞으로의 행동, 행동의 대상, 내가 어떻게 비춰져야하는지.


이윽고. 나는 주입당한다.

나는 노예이다. 몸과 정신은 주인님의 것이다.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주인님의 생각을 이해하려 해서는 안된다. 주인님의 명령은 항상 합리적이다. 주인님의 몸을 함부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 복종에 대한 대가를 바래서는 안된다. 주인님이 나에게 행하는 모든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도망치지도 원래대로 돌아가지도 못한다는 것을...


그리고 앞으로 내게 일어날 일을 이미지화 한다.

구속. 목줄. 전기적 자극. 매. 구타. 구걸. 정조대. 사정관리. 봉사.......


색깔이 입혀지며. 나의 머릿속에 어렴풋이 E와의 이야기가 흘러 지나간다.


"괴롭혀 달라고 하시니 어쩔수없네요.

괴롭혀 드릴께요.

대신 후회하셔도 소용없어요.

울면서 싹싹빌어도 절대 안봐줘요."

내 부탁에 대한 E의 대답들...


"최종적인 목표는 완벽하게 제 소유물로 만드는 거죠.

즐기지도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직 쓰여지고 있다는 자각하나만."

노예가 되겠다고 한 자에 대한 E의 각오...


E는 각오로 경고했고, 알량한 생각으로 나는 선을 넘었다.
우리의 관계 전에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입으로만 외쳤던 충성과 복종이 아닌.
E는 자신이 말한 것을 실행한다.

지금의 나는 E의 물건이 되도록 개조당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후회해도 소용없다.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즐거움도 없다. 내 감정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 이상 나의 삶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쓰여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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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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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와 나는 꽤나 오랜시간 함께 관계를 유지해 나갔다. 하지만 나와의 관계가 순탄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E는 나의 근본적 문제점을 찾았다. 색깔. 생각했던 것 보다 나의 색깔이 너무 진했다. E가 원하는 색을 입히려 하면 나의 원래 색과 섞여 기분나쁜 색이 되어버린다. E는 결심한다. 먼저 나의 색을 지워버리기로.

이후 나는 철저하게 사물이 된다.

사물은 빛에 반응하지 않는다.
사물은 소리에 반응하지 않는다.
사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의자는 그대로 있다.
사물은 의지를 표현하지 않는다.

E가 나에게 이야기한 내용이다. 앞으로 누구의 명령도 들을필요 없이. 세상의 빛, 소리 등 감각과 격리되는 것. 세상과의 단절로 남에게 보여줄 모습이 사라지면, 내가 가진 색깔도 점점 옅어진다는 것. 내가 가진 색깔이 옅어지면...... 나는 비로소 사물이 된다.

나는 안대, 귀마개, 재갈을 착용한 채 방 중앙에 서 있게 되었다. E는 나를 묶지는 않았다. 옷걸이를 묶는 사람은 없다. 나는 한치 앞에서 일어나는 움직임, 소리도 알 수 없다. 그저 존재할 뿐이다. 사실 처음에는 내 아래는 내 색깔을 증명하려는 듯 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현실을 깨닫고는 고개를 숙인다. 평소에 내가 느껴왔던 감각과는 다른 상황때문에 나는 답답해진다. 그리고 "내가 왜 이러고 있지, E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까?, 내가 잘못한게 뭐지?" 등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도 잠시, 아무와도 이야기 하지 못하고,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생각들은 아주 짧은 시간동안 이루어진다. 시간은 점점 길게만 느껴진다.

보고 싶어.
듣고 싶어.
말하고 싶어.
하고 싶어.
살고 싶어.

이러한 감정들이.... 극에 달했을 때.........


??

보인다. 들린다. 말할 수 있다. 움직일 수 있다. 살아있다.

'누구지....?'

E다.

E의 모습. 소리. E가 허용한 내 목소리. 움직임. 살아있다는 느낌.

나는 알에서 깨어난 새의 마음을 깨닫는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이러한 자유들을 준 누군가에 대한 감사함. 이는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는지를 의미하며, 비로소 그 환경에 보여주어야할 색깔을 정하는 것.

E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었다. 무엇이라도 하고 싶었다.

나는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E의 가장 낮은 부위에 입맞춘다. 그리고 감히 말한다. 마치 내가 처음 E를 모실 기회를 얻었을 때 처럼. 

감사합니다. E.

마치, 다음 번에는, 이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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