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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20 해본적 없는 놀이 - Authority Figure 6
  2. 2017.11.20 해본적 없는 놀이 - Authority Figure 5

으흐윽....


눈을 뜨자마자 찾아오는 잊고 있던 고통. 그랬다.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건 항상 고통과 자국들이다. 사실 지금도 두렵다. 그녀들의 변덕에 따라 나는 장난감이 되어 또 한번 더 지옥같은 고통을 느껴야 할 지도 모른다. 아직 조용한 것으로 보아 그녀들은 아직 자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벌써 이 공간을 떠나버렸는지도. 그녀들이 허락할 때 까지 그녀들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러한 비대칭적인 상황에 나만을 보고 있을지도 모르기에 나는 행동하나하나 조심해야 한다. 나는 지친몸을 이끌고 머리맡으로 향해 자리잡는다. 그리고 기다린다.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그저 기다린다.


잘잤어?


E의 목소리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나는 인사한다.

E는 내 눈 앞에 내가 숭배해야 하는 대상을 내려놓는다. 나는 정성스럽게 입을 맞춘다.

아마 곧 아침식사시간. 음식을 만들 줄 아는 강아지도 없을분더러 강아지가 만든 음식을 먹는 사람도 없다. 둘은 외출준비를 하여 나가버렸다. 나는 다시 홀로 남겨졌다. 아마 오늘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없는지도. 어제처럼 그녀들을 기다리고 그녀들은 나를 다시 스쳐갔다. 배가 고프다.


이리와.


나는 다가간다.


배고파?


네.


나는 솔직해지기로 했다. 자존심이나 쓸때없는 오기가 초래할 결과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비닐봉지를 꺼낸다. 안에는 무엇인가 들어있는데 무엇인지 사실 알 수 없다. 이리 으깨지고 저리 으깨진 찌꺼기 처럼 보인다. 아마 그녀들이 먹었던 저녁이나 아침 중 하나일 것이다.


먹을래요?


S다. 비슷한 질문. 나에게 극한의 목마름을 가져다준 그 사람이었기에. 나는 내용물에 관계없이 말한다.


네.


왜요? 이번에는 싫지 않나봐요? 이런거도?


S는 다시 한 번 내 자존심을 건드려보는 듯 하지만. 내 자존심은 생존본능에 더이상 앞서지 못한다.


괜찮아요. 두분께서 주시는거면 감사히 먹을게요.


나는 길들여졌다.


S는 다시 한 번 바닥에 널부러뜨린다. 밥인지 면인지도 모를 것들이 온 바닥에 흩뿌려진다. 이제 남은건 먹어도 된다는 허락 뿐.


먹고싶어요?


네.


재미없게.


그런 일을 겪고도 고집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학습효과가 부족한 사람일 것이다.


먹게해주면 나한테 뭐해줄 거에요?


나는 무슨 대답을 해야할 지 알 수 없다.


먹기 싫나봐요?


아뇨 아니에요!


나는 다급히 대답한다.


오늘도.. 두 분을 최선을 다해 모실게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게 다이지 않을까. 무엇이든 다한다는 바보같는 대답은 하지 않는다. 어제 일은 내가 상상했던 것도 초월했기에.


재미없네...또 절하고 싶지않아요? 운동겸?


아..... 이질문......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나는 울며 겨지먹기로 대답했다.


그럼 하세요.


나는 다시 쓸모없음을 증명하려 현관으로 향한다. 100. 200....

어제의 피로가 풀리지 않는 다리는 금방 한계라고 말한다.


이제 와서 먹어.


감사합니다.


아마 E는 내가 안쓰러웠나보다.

나는 바닥에 흩어진 것들을 바라본다. 이미 시간이 흘러 바싹마른 무엇인가에 버무려진 덩어리들. 나는 입을 가져다 댄다. 하지만 먹기가 힘들다. 먹을때의 자세는 엉덩이를 최대한 올려야 해서 입보다 코나 얼굴이 지면에 먼저 닿아버린다. 그리고.. 나는 넘어진다. 피로에 짓눌린 팔이 내 무게를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일어서 부스러기들을 먹는다. 말라버린 텁텁하고 씹히지도 않는.... 굳이 맛으로 표현해야 한다면 슬픈 맛이다. 이마저도 얼굴 곳곳에 묻어버린다.


크헉.


나는 넘어진다. 충격은 E로부터 왔다.


내가 밥먹을 때 깨끗이 먹으라 했어 안했어?


죄송해요.


그녀들로 받은 음식을 소중히 여기지 못해 혼이난다. 얼굴에 묻은 소스들이 내 죄를 보여준다.


빨리먹어. 우리 갈거야.


잘 먹었습니다.


나는 부스러기들에 감사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나갈 채비를 한다.


다음에 또 봐 오빠.


잘있어.


이번에도 저를 사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녀들은 떠나갔다.


세션은 종료되었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서 잠든다. 한가지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녀들이 만족했기를....

그리고 언젠가 다시 한 번 나를 이용해주기를....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먹었던 식사에 대한 이야기 인것 같다. 나는 더 긴장한다. 오히려 처벌에 대한 이야기라면 마음이 편할 것이라. 폭풍전에는 항상 고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맞을 매는 미리 맞는게 낮다고. 이 상황은 나를 더 불안하게 했다.


이리와.


극심한 피로. 저려오는 다리. 나는 쉽사리 음직일 수가 없다. 마치 태어날 때 부터 네발로 걸었던 것 처럼 다가간다. 그리고 공손히 그녀들의 앞에 자리한다. 때가 온 것이다. 부디 자비를 얻을 수 있기를.


내 옆에는 형틀이 있다. 평소에는 나를 꼼짝못하는 가구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도구이며. 지금은.. 올바르게 대가를 치를 수 있게 하는 고마운 도구다.


올라가.


나는 비틀대며 일어서 형틀에 올라선다. 다리는 무엇보다 비참한 모양으로 흔들린다. 그리고 나의 아래를 형틀에 갖다댄다. 이제 그들에게 달렸다. 자비를 배푼다면 그저 형틀 위에 서있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높이를 높여. 까치발로 서서 그 자세 자체로도 견디기 힘든 자세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자비는 없었다. 나는 까치발로 서있으려 안간힘을 쓴다. 그리고 내 양 팔은 목걸이에 목걸이는 천장의 줄에 결합되었다. (이 목걸이는 안전장치이다.) 이로써 나는 처벌받을 준비를 완료하였다. 내가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뒤꿈치를 들어 나의 아래에 가해지는 고통을 피하며 위태위태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 뿐이다.


내 눈앞에는 E와 S가 있다. 그들의 손에는 케인이 있다.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내 가죽에 스며드는 고통. 시작되었다. 하지만 잠시 후 나는 위화감을 느낀다. 그녀들의 케인은 나의 오른쪽 다리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리를 들고 만다. 그리고 나는 다시 깨닫는다. 내가 형틀 위에 있다는 것을. 무게중심을 잡을 수 없는 내 다리는 형틀위에 있는 내 아래에 무게를 지탱하게 만든다.


악!


뿌리부터 뽑혀나가는 고통. 나는 빨리 다시 다리를 내려놓는다. 그러자마 그녀들은 다시금 집중적으로 내 한쪽 다리만을 가격했다. 붉은 선은 끊임없이 늘어났다. 아마 내 다리를 붉게 만드는게 목적인지도 모른다. 나는 다리에 전해디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다리를 들었다가 아래에 가해지는 고통을 느끼기를 반복했다. 나는 고통에 익숙하지 않아 벗어나려 애쓰다 넘어질 뻔도 했지만 천장에 연결된 줄은 내가 다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나는 절규했다.


으....르흑.....흐윽....


끝나지 않을것 같던 시간이 지나고 나는 바닥에 널부러졌다. 나는 흐느껴 울었다. 그저 너무 아팠다. 내 성향때문에 겪어야 하는 고통. 이후 다시 스스로 그 고통을 찾게되는. 슬픈 자신의 모습. 그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나는 신음소리를 흘리며 그저 이 처벌이 내 대가를 치르기에 충분했기만을 바랄 뿐이다.


감사합니다.


처벌에 대한 감사인지. 고통이 끝남에 대한 감사인지 알 수 없는 인사를 하였다.


씻고와.


엉망이었다. 눈물. 콧물. 땀. 얼굴에 묻은 물 등. 샤워를 끝마치고 다시 돌아간다.


이리와.


나는 다시 그들 앞에 선다. E는 구석구석 둘러보더니 연고를 발라준다. 


감사합니다.


나도 모르게 다시 눈물이 나왔다.

유희와 처벌을 견디고 다시 보살핌을 받는 이상한 사이클이지만, 이 순간이 가장 좋다. 나는 그 순간을 즐긴다. 이것이 E에게 그저 낡은 것이 음직이도록 기름칠을 하는 것일지라도 E로부터의 손길이 닿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어서 자.


네..


나는 침대아래에 잘 자리를 잡는다.

아무생각도 들지 않는다. 체력이 다 한거 같다.

그리고는 잠들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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