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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2 Mongle? Mongle! - 기다리는 법

E와 안지도 1개월이 다 되어간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내가 원하는 전개가 아직 이루어지진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E와의 대화에서 왠지 모를 안정감을 느낀다. 우리의 대화가 일반적 DS관계의 대화와는 달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만약 시작도 하기 전 부터 나의 바람처럼 E가 구속하기 시작했다면 조바심만 더 커져 오히려 E로부터 멀어졌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점에서 E는 사람..? 다루는 법을 아는 듯 하다. 그리고 나는 기다리는 법을 배워가는 것 같다. 마치 맛있는 뼈다귀를 앞에 둔 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물론E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일 수 있는 무엇인가를 기다리는 법을 말이다.


그로써 최근 들어 글을 쓰고 있다. 기다림이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너무 길어 소일거리를 찾기 위해서, 예전에 기다림에 대해 R에게 투정을 부린 적이 있다. R은 나의 투정을 듣고나서, E를 만날 때 까지 E를 조금이나마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어떠냐고 하였고, 나는 글쓰기를 선택하였다.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았다. 지금까지의 1달 간의 모든 대화를 모아서 종합하고 감상문을 썼다. 음.... 스스로가 한 말이지만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쑥쓰럽기도 하다. 이 만남이 이어져 먼 훗날에 다시 읽는다면, 분명히 이불킥을 할 것이라..


다음으로는 E가 좋아하는 놀이를 주제로 순전히 내 입장에서 글을 써 보았다. 단순히 내가 다른 성격의 사람이 쓴 글을 읽어보는게 좋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는지도 모른다, 결과는.... 아마 성공적인 것 같다. E가 괜찮다고 이야기 해 주었기 때문이다. E는 매우 예의바르기에, 아직는 사람인 나에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E의 칭찬이 나에게 새로운 동기부여를 해 줌에는 틀림없다.


이 동기부여 외에도 E는 나에게 조금 더 생각하여 글을 쓰도록 해주었다. 내 글은 직접적인 놀이에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조금 감정적으로, 사상적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E가 나에게 이렇게 쓰라고 지시하거나 강요하지는 않았다. 다만 E의 글을 읽고나서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다.


E는 의도치 않은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E에 맞는 것이 되기 위해 다가가는지도 모르겠다. E와 절대 동등해 질 수는 없지만 E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이렇게 하루 이틀 나는 E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언제 어떻게 기다리는 방법이 바뀔지는 모르겠으나, E를 만날 수 없는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적절한 방법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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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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