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12.27 Mongle? Mongle! 11

Mongle? Mongle! 11

Mongle? Mongle! 2017. 12. 27. 19:45 |

크리스마스 이브.

내일은 거리엔 연인들로 가득차고, 캐롤이 울려퍼지며, 저마다 계획을 이뤄나가는... 그래서 9월생이 많은 이유라고들 한다.

주인님은 내일 뭐하세요?

별일 없는데?

저랑 놀아요.

뭐하고?

음....... 엄청 건전하게 놀아요.

그래 ㅋㅋ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게 되었다. 사실 예정에 없던 만남이라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했다. 계획을 짰더라면 드라이브를 가던, 바다를 보던, 좀 더 색다른 추억을 쌓고 싶었지만... 갑작스러웠던 탓에 평소 커플들이 하던 행위를 하였다.

밥먹고 영화보기...

사람들은 어쩌면 우리를 커플로 보았을지도 모른다. 다만 맞잡지 않은 손이, 보이지 않는 목줄이 우리의 관계가 커플인지에 의문을 품게 하였을지도 모른다.

11시 일찍 만나 밥을 먹었다. 영화관 근처에 있는 페밀리레스토랑 같은... 여느 커플들처럼 점심을 먹고 영화를 봤다. 신과 함께. 나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잘 보지 않는다. 주로 지나간 유명명화들을 찾아보는 타입이기에 마치 늙은이처럼 '요즘 영화란 말야' 라는 말을 주론 하곤 했다. 역시 요즘영화는.... 이라고 생각하며 드라마급 전개에 혀를 차다가 나중에 울면서 극장을 나왔다. 나이가 들어가면 감수성이 풍부해지는 것 같다. 주인님은 나를 놀렸다. 울보라고... 주인님도 울었으면서....

영화를 본 뒤 우리에게는 다른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서로 돌아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 주인님과 나는 나의 집으로 향했다. 가는길에 잠시 동전노래방에 들러 몇곡 뽑았지... 이전에 모니터 너머로만 들었던 주인님의 목소리를 실제로 들었다. 역시 노래에 따라, 음정에 따라 자유자제로 목소리가 변하는 타입. 가끔 그런 친구들을 보긴 했지만 듣기에 좋았다.

노래방을 나온 우리는 다시 내집으로 향했다. 약속하지 않았기에 오실줄 몰랐기에 어지러운 방을 조금 정리하고. 앉아 쉬는 동안 주인님은 방송을 켰다.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어김없이 들어왔다. 나에게는 더이상 알 필요도 없는 사람들. 주인님 이외에는 더 이상 의미 없는 사람들이기에 나는 신경쓰지 않기로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주인님은...

비공개 방을 켜 나를 모두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물론 주인님이 아는 분들 뿐이겠지만.. 그래서...

나는 형틀에 매달렸다. 그 자비없는 자세로. 그리곤 주인님은 시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그 누구도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고, 내가 처한 상황을 오히려 즐기고 있었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 나는 그저 객체였으며 내 고통은 모두에게 그저 유희거리였다. 나는 견뎌야 했다. 내가 부족함을 내비친다면 주인님의 조교가 부족하다는 것을 내비치는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피로가 많이 쌓인 것 같다. 다리가 후들거렸고 내 몸은 이리 저리 균형을 잡으려 안간힘을 썼으며, 발은 이미 철판에 달라붙은 듯 움직여 지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나는 형틀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바로 시작된 스팽. 엉덩이가 이쁘지 않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이유로 나는 맞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과의 대화는 끊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유희를 즐기는 제 3자들. 대수를 세다가도 고통에 잊게 된다. 특히 패들은 내 엉덩이 안쪽까지 강한 고통을 줘 스스로 몸이 비틀어져 올바른 자세를 취하기 힘들다. 아무리 애쓰려 참아봐도 고통만은 나에게 있어 견디기 힘든 존재이다. 그만큼 내 부족함을 나타내는 건지도 모르겠다.

방송은 약 1시간 반 가량 진행되었고, 내 모습은 상당히 적나라하게 비춰졌을 것이다. 이번 방송으로 주인님께서는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상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누군가에게는 따뜻함이, 누군가에게는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우리에게는 가학과 고통이...

어떻게 보면 우리모습에 가장 어울리는 크리스마스였을 것이다.

'Mongle? Mong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Mongle? Mongle! - Epilogue  (0) 2018.01.07
Mongle? Mongle! 12  (0) 2018.01.02
Mongle? Mongle! 10  (0) 2017.12.27
Mongle? Mongle! 9  (0) 2017.12.21
Mongle? Mongle! 8  (0) 2017.12.1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