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ouchable D13
Untouchable 2018. 7. 11. 15:19 |그 와이어는 나를 이끌어 눈앞의 물레방아로 이끌었다. 그 어둠속에서도 물레방아와 맞닿는 지점의 바닥의 색깔이 조금 더 짙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다시금 사이렌이 울렸다. 나는 영문을 알지 못한채 가만히 서서 눈 앞의 광경을 바라볼 뿐이었다.
고통이 느껴졌다. 이젠 나에게 오는 고통따위는 익숙했지만 마치 정전기와 같은 따가움. 그것은 아마 발판에서 오는 듯 했다. 나는 깜짝 놀라 그 발판을 피하기 위해 물레방아처럼 보이는 곳에 발을 딛었다. 자연스럽게 내 무게에 따라 물레방아는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걸어야 했다. 마치 햄스터가 쳇바퀴를 돌리는 것 처럼. 차라리 강한 충격이어서 죽을 수 있었다면 그를 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저 정전기 가량의 세기의 전류였기에. 나는 그 물레방아를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허덕임이 들려왔다. 어제 밤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와 굶주림에 나도 체력이 떨어져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너무 지친 나머지 그 검은 발판에 발을 딛는다.
'이익!'
그 발판에는 간헐적으로 전류가 흐르는 듯 했다. 마치 그 물레방아를 계속 돌리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그때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가 들려왔다. 어떠한 종교에 대한 이야기 같았다. 이 지옥같은 곳에서 종교를 권하는 것처럼 아이러니는 없을 것이다. 내용은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 처럼, 우리가 잘못했기 때문에 이 곳에 있으며 죄를 씻기 위해 제 1계층을 섬기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귀를 막을 수도, 여기서 벗어날 수도 없었기에 그저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는 끊임 없이 반복되었다. 체력이 고갈되어 정신력이 낮아짐과 동시에 그들은 이 사람들의 머리에 저 개념을 넣으려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한 방송 속에서, 눈 앞에는 시커먼 벽과 거울 뿐. 고통을 피하기 위해 걷기 시작한지도 40분이 넘어가는 것 같았다. 숨은 턱까지 차올랐다. 어떻게든 잠시 쉬어보려고 그 발판에 발을 딛어보지만 전류는 끊이지 않고 흐르는 듯 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헐떡임, 탄식, 짧은 비명이 끊이지 않았다. 모두 나와 같은 처지의 불쌍한 사람들일 것이다. 목이 말라오기 시작했다. 굶기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몸을 움직인다면 죽기 위한 상태보다 배고픔으로 인한 고통이 더 빨리 찾아올 것 같았다. 그 외에도 배출욕구가 일어났다. 일어나서 항상 해오던 것이었지만 지금은 앞도 뒤도 막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모든 욕구와 불만의 덩어리가 바로 나였다.
약 한시간이 지났을까 사이렌이 울렸고, 나는 그것을 신호라 생각해 바닥에 발을 딛었다. 휴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잠시 후 와이어가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변기가 있는 곳 까지 나를 당기더니 다시 바닥까지 움직여 내 몸을 낮추었다. 마치 배변을 허용해주는 것 처럼. 하지만 나는 어떻게 배변해야할지 몰랐다.
'졸졸졸졸'
??
갑자기 앞쪽에서 소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나는 소변을 멈추는 근육을 움츠리려 해 보았지만 그곳을 이미 넘어선 막대에 의해 내 조임은 무의미했다. 그렇게 나의 의지와 관계 없이 소변이 모두 빼내졌다. 그렇게 수치스러움과 당혹감이 끝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뒤에 있던 플러그의 굵기가 커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허걱?'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낸다. 그리고 뒤에서 변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마 그 굵기가 커지는 것은 내 항문을 넓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묘한 느낌에 아무리 항문을 조이려 해도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그렇게 앞과 뒤가 비워졌다. 다만 양쪽 모두에 느껴지는 이물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샤워기로 앞과 뒤를 씻어낼 것.'
방송에서는 그저 그 한마디를 뱉었다. 뒤에서는 발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우리를 감시하기 위한 누군가일 것임에 틀림없었다. 뒤를 볼 수 없는 나는 그저 샤워기를 틀어 앞과 뒤를 씻어낼 뿐이었다.
약 5분이 지났을 때 벽에 연결된 와이어는 나를 밥그릇 앞으로 이끌었다. 다시금 밥그릇에는 흰 가루가 쏟아져 나왔다. 1시간이 넘는 불필요한 운동에 나는 굶주리고 있었다. 죽기로 결심한 나였지만 잠시 목을 뻗어 간단히 맛을 보기로 했다.
'커헉.. 콜록.. 콜록...'
'Untoucha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Untouchable D15 (0) | 2018.10.04 |
---|---|
Untouchable D14 (0) | 2018.10.02 |
Untouchable D12 (0) | 2018.07.07 |
Untouchable D11 (0) | 2018.07.04 |
Untouchable D10 (0) | 2018.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