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ouchable D11
Untouchable 2018. 7. 4. 12:33 |이 비정상적인 것들 중 번듯한 건물 하나. 이는 마치 이것이 정상이라는 것처럼 다른것 들과는 이질감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방에서 나온 뒤로 내 뒤를 따르는 사람들. 마치 일과를 마치고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는 현대의 직장인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
나는 그 남자를 따라 그 건물의 입구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여기는 어디에요?'
'......................'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렇게 넓은 건물에 개미새끼 한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위로 올라가는 계단 뿐, 하지만 그는 그 계단을 뒤로 돌아 계단 아래로 내려갔고 나는 그저 따라갈 뿐이었다. 그곳에서 본 풍경은 충격적이었다. 깔끔한 내장과는 달리 그곳에는 고문도구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회초리. 채찍부터 야동에서나 봄직한 삼각목마 십자가 X형틀 등.. 나는 재빨리 시선을 내리깐다. 그리고 제발 저것이 나에게 사용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다행히 그들은 그 층을 통과해 계단쪽으로 걸어갔고 그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왔다. 그 다음층도 깔끔했다. 매우 현대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옷만 제대로 입고 있었다면 이곳은 그저 정상적인 건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서 잠시 기다려'
나는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구조를 잘 알지 못하는 곳에서 생각없이 탈출하려했다가는 끔찍한 고통에 땅바닥에 구르고 있을 것이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눈 앞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들 모두가 옷을 벗기 시작했고 벗은 옷을 어떤 통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그들 또한 나체가 되었다. 그때 내 눈에 보이는 것. 남녀 할것 없이 몸에는 털이 하나도 없었으며, 나처럼 성기에 철쪼가리르 매달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어쩌면 이들도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했다.
나체의 그들은 나를 이끌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너도 어서 씻어'
'...네...'
갑작스러웠지만 여기서 일어난 일 중 가장 정상적인 일. 따뜻한 물은 없었지만, 내 몸에 남아있는 왁스와 핏물을 씻어냈다. 어제만 해도.... 따뜻한 물로 집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을 테지만, 더 이상 그런 일은 나에게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샤워를 끝마친 그들은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고 계단을 통해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이 층은.... 무언가.... 고문실처럼 이상한 곳이었다. 넓은 방에 변기만 있었으며, 변기 위에는 아래로 쳐진 호스가 있었다. '이건..... 뭐죠?'라고 질문하고 싶었지만.. 조용히 뒤를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지금 내가 있는 층이 지하 몇층인지도 햇갈릴 무렵, 조금 특이한 모양의 방에 도착했다. 조명의 밝기가 반으로 줄어든 듯한 이곳, 고시원에 사는 친구에게 놀러갔다가 봄직한 구조. 긴 복도가 있었고, 하지만 완전한 벽이라기보다 파티션에 가까운 높이, 그곳에는 나와 비슷한 모습을 한 나체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잠을 자고 있었고 나는 지나가며 그 방의 구조를 대강 볼 수 있었다. 샤워기. 변기. 물레방아?. 개밥그릇..? 그것이 전부였다. 그들은 차가운 바닥에 누워 곤히 잠든 것처럼 보였다. 뒤를 따르던 여자들은 갑자기 자신의 방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들어갔다. 마치 오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주 당연한 듯이. 그렇게 몇몇의 남자들도 자신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내 앞의 남자와 몇몇의 남자들은 그 뒤에도 계속 걸었고, 다음 층으로 내려갔다. 방금보다 훨씬 어두워졌다. 겨우 눈앞 정도만 보일 밝기였다. 공간이 어두워짐에 따라 뭔가 가라 앉는 분위기.
다음층에서 나는 누군가 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더 큰 충격을 받는다. 아까와 비슷한 구조의 복도, 하지만 아까보다 훨씬 협소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나가게.....! 끄그그극 아가가.'
어디선가 무언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비명이 들렸다.
'으흑 흑..... 흑흑....'
다른 어느 곳에서는 그저 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나는 소름이 끼치기 시작했다.
'여기...가 어디에요?'
드디어 나는 나를 이끄는 사람에게 첫 질문을 하였다.
'앞으로 니가 살 곳.'
'.....................'
'으아아아! 나 갈래! 뭐야 이거!'
나는 반대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Untouchab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Untouchable D13 (0) | 2018.07.11 |
---|---|
Untouchable D12 (0) | 2018.07.07 |
Untouchable D10 (0) | 2018.06.30 |
Untouchable D9 (0) | 2018.06.27 |
Untouchable D8 (0) | 2018.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