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본적 없는 놀이 - Waxing
해본적 2017. 11. 18. 19:50 |털이라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야생에서는 털이 많은 짐승이 상대방보다 우수한 개체임을 나타내기도, 자외선 및 해충으로부터 개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인간에게 있어 털은 더 복잡한 의미를 갖는다. 털을 관리한다는 것은 얼마나 문명화 되어있는가를 나타낸다. 털을 관리함으로써 더 깔끔하고 위생적이 될 수 있고, 사회적, 시간적 여유나 자신의 개성을 표현한다. 요약하자면 개체의 우열 혹은 성숙과 미성숙, 보호막, 문명적, 위생적, 여유 및 개성이 털의 역할이 되겠다.
그렇다면, 위를 기반으로 털을 관리 당한다면, 피관리자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자. 열등함, 미성숙함, 약화, 피문명화되어 위생관리를 당하는, 그리고 개성을 통제당하는 존재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역사적 기록에서 볼 수 있는 노예, 포로들이 그 예이다. 조금 더 추가하면 섭으로써 돔에게 체모를 관리당한다는 것은 피소유, 애정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나는 오늘 E에게 이끌려 관리당하러 간다.
애완동물에게 애견 미용실이나 동물병원이 있다면,
섭에게도 합법적으로 체모를 관리할 수 있다. 왁싱샵. 아마 E가 주로 이용하던 곳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끌려가는 내 모습이 옆집 강아지와 오버랩되어 마음 한쪽이 처량하기도 하다..
한 명과 한 마리기에 당연히 한 마리분의 비용만 지불한다. 직원은 의아했지만 결제한다. 그리고 어느 방으로 인도한다. 한 마리가 앞장서고 한 명이 뒤따른다.
같이 안들어오셔도 돼요.
들어갈건데요.
직원은 당황했지만, 방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묻는다.
여자친구분 굳이 안들어오셔도 돼요. 남자친구분 부끄러워요.
그거 보려고 들어가는건데요? 그리고 남자친구 아닌데요?
E는 웃으며 말했다.
당돌한 태도에 직원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리고는....
야. 난 너한테 뭐야?
내 심장을 망치로 때리는 한 마디. 설마 여기서... 갑자기!? 나는 당황해서 귀 끝까지 달아올랐다.
대답안해?
이런 곳에서 갑자기 그걸... 말하라니.... 하..지만 말해야 한다.......
제.... ㅈ. 주인.. 님이요.....
말했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무거운 것이 쿵 하고 떨어졌다... 아마 지금 내 얼굴은 사과보다 더 잘 익었을 것이다. 직원 또한 당황하여 재빨리 돌아갔다. 한마디로 한 사람과 한 마리를 당황하게 만드는 E였다.
방에는 침대 하나 한 마리. 한 명이 있었다. 잠시후 미용사가 가운을 들고 들어왔다. 들어가서 가운을 입고 나오란다.
얘는 가운 필요 없어요. 그렇지?
....네......
나는 드디어 고개를 들지 못하게 되었다. 하나둘씩 벗어낼 때는 절대 부풀어오르지 않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침대위에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이 저주받은 몸뚱이가 참지 못하는 그 더러운 것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E외에는 보여준 적 없는 모습, 그리고 이 자세를 취하는 것은 나에게 트라우마가 있다. 이유는 E만이 아는.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을 E에게 보여진다... 이런 와중에도 나는 부풀지 않는 것에만 집중했다. 애국가, 국기에 대한 경례, 세상에서 제일 슬픈 이야기를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닿았다. 무언가 끈적끈적하고 따뜻한 것.
으음....므 으..... 윽.......
내 몸은 이제 자극에 대한 신음이 자동적으로 나오게 되었다. 이는 다시금 스스로를 자극하는 신호가 되었다. 그 결과...
부풀었다. 제 3자가 보기에 이건 완전 변태새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다.
크크킄
아 괜찮아요 이런 분들 많아요.
미용사는 애써 나를 위로하는 듯 했다. 그리곤 한장의 페이퍼를 덧대었다. 때가 온 것이다.
쫘악.
신음도 낼 수 없는 고통이 나를 덮쳐왔다. 하지만, 그 고통은 내가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존재임을 다시 되새기는 순간이며, 또한 그렇게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나를 E가 애정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해본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본적 없는 놀이 - Thinking chair (0) | 2017.11.18 |
---|---|
해본적 없는 고찰 - Submissive (0) | 2017.11.18 |
해본적 없는 놀이 - Parcel (0) | 2017.11.16 |
해본적 있는 놀이 - Enema (0) | 2017.11.16 |
해본적 없는 놀이 - Milking (0) | 2017.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