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본적 없는 놀이 - Exposure
해본적 2017. 11. 20. 20:33 |모든것이 갑작스럽게 일어났다.
휴일 집에서 공부하는 내 스케쥴을 물어본 E. 10분도 안되어 밖에서 들리는 초인종소리. 들어닥친 E. 무방비로 E를 맞은 나. 자취를 한 이후 완전히 사람의 모습으로 E를 맞은건 상당히 오랜만이다.
안....녕..
인사를 하던 내 입은 멈춘다. 인사를 이어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E를 따라 들어온 3명의 소녀들. 그들은 해맑게 인사를 건낸다.
안녕하세요~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예전에 S를 집에 들인적이 있는지라. 이건 나에게 더 큰 공포감을 준다. 저기있는 저사람들은 누구며. 뭐하는 사람들인지 알 수 없었다. E는 아무 설명도 하지 않는다.
하늘색 캐리어 가져와.
역시 E와 같은 사람들인건가...라고 생각하며 쭈뼛쭈뼛 캐리어를 가지고 온다.
평소와 다르게 E가 손에 든 것은 수족갑과 목걸이 뿐. 그리고 떨어진 한 마디.
벗어.
오히려 강아지의 모습으로 익숙해 질 무렵 떨어진 명령에 나는 멈칫하고 우물쭈물거린다. 이상하게 이번에는 E의 즉각적 처벌이 있지 않다. 하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사람의 모습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우와.... 진짜하나봐! 아하하...
나는 움찔한다. 그리고 이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다시 생각한다. 에세머인가. 설마 바닐라?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아마 이 생각으로 근 10초가 흘러간 것 같다.
벗어.
E가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나는 또 한꺼풀의 인간의 모습을 지워간다.
아하하하하하하하... 뭐야 진짜야 E?
소녀들의 웃음소리는 점점 커져갔고 나는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 이 반응은 바닐라라고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보여지는 강아지로써의 모습. 나는 겁을 먹는다. 평소와 다른 우물쭈물 거리는 나에게 E는 화내지 않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강아지의 모습이 된다.
여기저기서 들러오는 수근데는 소리. 비웃음. 눈길. 나는 그들과 시선을 맞출수도 없었다. 관찰대에 올라온 강아지처럼. 나는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자세.
시작되었다. 고통의 시간. 이윽고 수갑은 목걸이에 족갑은 다리를 벌리도록 각각 묶여진다. 하지만 예상했던 고통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여기에 이 모습으로 있다는 것은 그녀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는 듯 나에 대한 이야기와 어쩌면 비하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세상에 이런사람이 있어? 왜? 이러고도 부끄럽지 않은가? 어떻게 이런 사람을 구하게 된거야? 맞으면 좋아하는거야?
E에게 질문공세가 쏟아진다. E도 소녀들에게 하나하나 자세히 이야기한다. 이건 마치 새 물건을 자랑하고 이야기 나누는 소녀들의 모습과 같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을 붉히는 내가 있다. 숨길 수 없는 내 처참한 모습. 어떤 말로도 변호될 수 없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알고있는 것은 E이며 물건의 주인도 E이다.
약 20분이 넘도록 그녀들은 나와 이 언벨런스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발언권도 없고 스스로도 번호하고싶지도 않았다. 이쯤되면 누군가가 이렇게 질문을 할 것이다. 나도 만져봐도 돼? 그렇다. E는 일정 수준까지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 마치 박물관에 전시된 전시품에 만지지 마세요가 붙어있는 것 처럼. 그 결정도 E에게 달려있던 것이다.
글쎄...? 넌 어떻게 생각해?
어떠냐니! 이런 잔인한 질문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에게 내 어디까지 보여야 한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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